[사설] 국민의힘, 전광훈 등 극우 막말 세력 선 그어야

한겨레 2023. 4. 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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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자신을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막말을 퍼붓고 내년 총선 공천까지 들먹이고 나섰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 목사 관련 실언이 논란이 되자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인데, 공당 공천까지 언급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김 최고위원이 전 목사에게 아부 발언을 하고 당 지도부가 김 최고위원 징계에 미온적인 것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 목사의 영향력을 의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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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맨 오른쪽)이 지난 12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주일예배에 참석해 전광훈 목사(맨 왼쪽), 보수 유튜버 신혜식씨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너알아티브이(TV)’ 갈무리

극우 성향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자신을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막말을 퍼붓고 내년 총선 공천까지 들먹이고 나섰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 목사 관련 실언이 논란이 되자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인데, 공당 공천까지 언급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정당이 일개 외부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를 단절하지 않으면 그 정당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다”며 “그 목회자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을 떠나서 그 교회로 가라”고 정면 비판했다. 앞서 전 목사는 김재원 최고위원 제명을 촉구한 홍 시장 등을 향해 “이 자식”, “저놈들은 내년 4월10일 선거에서 공천 주지 마, 다 잘라버려라”라고 원색 비난했다. “이참에 국민의힘 정당 자체를 개조해야 한다”고도 했다.

홍 시장과 전 목사의 설전 배경엔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12일 전 목사가 주재한 예배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고, 최근엔 미국 강연에서 “전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며 노골적으로 전 목사를 칭송했다. 이에 홍 시장이 제명을 요구하자, 전 목사가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통일당을 이끌고 있는 전 목사는 그동안 여러차례 원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최근에는 ‘국민의힘 점령운동’을 벌이며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독려한 바 있다. 총선 200석 운운하며 여당 내 자신의 영향력을 공공연히 과시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이 전 목사에게 아부 발언을 하고 당 지도부가 김 최고위원 징계에 미온적인 것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 목사의 영향력을 의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 목사는 ‘전라도 빨갱이’ ‘5·18 북한군 개입설’ 등 낡은 색깔론과 가짜 뉴스까지 서슴지 않고 유포해온 인물이다. 이처럼 상식을 벗어난 극우 세력과의 결별 없이 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총선에서 황교안 지도부가 극우 태극기 부대와 연대했다가 국민 외면을 받고 참패한 경험이 있다. 더구나 지금은 국민 통합과 화합을 우선해야 할 집권여당의 처지다. 국민의힘은 더 늦기 전에 전 목사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김 최고위원을 징계하는 등 극우 막말 세력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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