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포커스] "韓, 바이오 연맹 틈바구니 노려야"

이준기 2023. 4. 2. 18: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글로벌 바이오 데이터 협력 없이는 바이오 기술 안보를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선진국 중심으로 데이터 패권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만큼 국가 차원의 글로벌 협력 전략이 필요합니다."

황 박사는 "우리나라는 이제 막 글로벌 바이오 데이터 협력에 나선 초보 국가인 만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K-BDS)의 위상과 국제적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게 숙제"라면서 "바이오 데이터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노력과 투자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황승우 코빅 박사 인터뷰
정보가 국가 경쟁력인 시대
"정부가 협력 적극 지원해야"
황승우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박사
황승우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박사

"글로벌 바이오 데이터 협력 없이는 바이오 기술 안보를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선진국 중심으로 데이터 패권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만큼 국가 차원의 글로벌 협력 전략이 필요합니다."

황승우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코빅) 박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황 박사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바이오 데이터가 얼마나 강력한 도구로 쓰이는지 전 세계 바이오 업계가 직시했다"면서 "강대국들은 바이오 데이터가 새로운 감염병 출현 시 활용 가치가 높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독점하기 위한 패권 경쟁에 더 강하게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출현 당시 중국에서 해독한 코로나19 유전체 서열이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의 데이터베이스인 젠뱅크에 등록된 지 1주일이 지나 전 세계에 공개됐다. 공개된 코로나19 유전체 정보를 토대로 각국은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진단키트 등을 개발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인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약물재창출 과정을 통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긴급 승인된 것도 바이오 데이터 공유 덕분에 가능했다.

황 박사는 "많은 인력과 시간, 비용을 투입하지 않아도 바이오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이전과 전혀 다른 연구방식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바이오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이 실험실에서 밤을 새워가며 연구하지 않아도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전 세계 연구자가 R&D 과정에서 만들어낸 데이터만 갖고도 이를 재분석해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A 연구자의 폐암 발병 관련 연구 데이터와 B 연구자의 또다른 폐암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폐암 발생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분석하는 '메타분석' 연구가 가능하다. 동일한 분야의 연구를 하면서 기존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연구에 활용해 예측·분석 정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방식은 동일한 연구 주제지만, 서로 다른 데이터를 활용하는 '통합연구' 방식이다. 폐암 연구에 게놈 데이터를 활용한 C 연구자와 폐암 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D 연구자의 연구결과를 통합 분석해 연구결과를 내는 것으로, 폐암 원인을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황 박사는 "지금까지 미국·EU·일본 삼국끼리 바이오 데이터 공유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다른 국가들에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면서 "바이오 데이터 공유의 주도권을 일부 국가가 독점할 경우 주도권을 가지지 못한 나라는 바이오 기술 안보 위기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삼국(미·EU·일)의 바이오 데이터 연맹 틈바구니에 끼어들어 협력 파트너로 참여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들 국가가 INSDC(국제염기서열데이터베이스연합)를 통해 축적한 바이오 데이터는 1.2기가바이트 분량의 DVD 350만장에 해당한다. 이를 쌓아올리면 롯데월드타워 높이(555m)에 약간 못 미치는 400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데이터는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황 박사는 "우리나라는 이제 막 글로벌 바이오 데이터 협력에 나선 초보 국가인 만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K-BDS)의 위상과 국제적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게 숙제"라면서 "바이오 데이터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노력과 투자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