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아티스트' 레드벨벳, 3년 반 기다림 녹인 'R to V' 콘서트 [리뷰]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레드벨벳이 오랜만의 콘서트로 팬들과 넘치는 행복감을 나눴다.
레드벨벳(웬디, 아이린, 슬기, 조이, 예리)은 2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네 번째 단독 콘서트 'Red Velvet 4th Concert : R to V'(레드벨벳 4th 콘서트 : 알 투 브이)를 열었다.
이번 공연은 레드벨벳이 2019년 11월 세 번째 단독 콘서트 'La Rouge'(라 루즈)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진행한 국내 단독 콘서트다.
레드벨벳은 'R to V'라는 콘서트 타이틀에 걸맞게 톡톡 튀는 'Red'(레드) 콘셉트와 매혹적인 'Velvet'(벨벳) 콘셉트를 아울렀다. 조이는 "저희 콘서트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레드부터 벨벳까지 저희 레드벨벳이 강렬한 콘셉트의 레드부터 우아한 콘셉트의 벨벳까지 잘 소화할 수 있는 그룹으로 유명하지 않나. 그걸 제대로 보여드리려고 이번 콘서트로 준비해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첫 공연은 Red로 시작해 Velvet으로, 이날 진행된 마지막 공연은 Velvet에서 Red로 이어지는 형태로 세트리스트를 변주해 눈길을 끌었다. 공연 오프닝에서 Velvet 콘셉트에 맞게 검정 의상으로 섹시미를 강조한 레드벨벳은 공연 중간, 벚꽃을 연상시키는 Red 콘셉트의 분홍색 공주 의상으로 환복해 Velvet과 Red의 상반된 분위기를 뽐냈다.
이날 레드벨벳은 여러 히트곡들을 비롯해 최초 공개 무대 등 총 24곡의 무대를 꾸미며 공연을 꽉 채웠다.
레드벨벳은 발랄하고 경쾌한 'Ice Cream Cake' '러시안 룰렛 (Russian Roulette)' '빨간 맛 (Red Flavor)' 'Queendom', 시크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피카부 (Peek-A-Boo)' 'Bad Boy' 'Psycho', 부드럽고 우아한 'Feel My Rhythm', 키치하고 힙한 에너지가 가득한 'Birthday' 등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 히트곡 무대들을 펼쳤다.
또한 'Beg For Me' 'BAMBOLEO' 'ZOOM' 'BYE BYE' '롤러코스터 (On A Ride)' 'Celebrate' 등 지난해 'The ReVe Festival 2022' 시리즈로 발표한 미니앨범들의 수록곡 무대를 최초 공개해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Bad Boy' 무대 전, Intro에서 솔로 댄스 브레이크가, 'Psycho' 무대 중간에는 단체 댄스 브레이크가 포함돼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공연은 유명 안무가 최영준이 퍼포먼스 디렉터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으며, 25인의 댄서들로 구성된 메가 크루가 4가지 섹션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공연의 흐름을 이어주어는 역할을 했다.
더불어 가로 7.2m, 세로 4.5m 크기의 웅장한 대형 오르골 세트, 멤버들의 이동 동선에 따라 각자의 상징 컬러로 시시각각 색깔이 변한 5m 높이의 5각 집 세트,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간 다섯 갈래 돌출 무대 등 다양한 장치 및 효과로 볼거리를 더했다.
본 공연이 끝난 후, 레드벨벳은 'Celebrate'로 앙코르 무대를 열었다. 팬들은 'R to V 우릴 위한 이 순간'이 적힌 플랜카드 이벤트로 멤버들을 감동시켰다.
마지막으로 멤버들은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들을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조이는 "어제랑 오늘이랑 확실히 느끼는 게 달랐다. 어제도 좋았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긴장을 많이 해서 오늘은 어제 해봤다고 몸이 풀린 느낌이었다. 어제 열심히 안 한 건 아닌데. 오늘은 처음부터 인이어를 뚫고 함성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 깜짝 놀랐다. 오늘은 저도 더 신나게 했던 것 같다. 어제는 아쉽다고 얘기를 했는데 집에 가서 생각해보니까 이 순간은 지나고 나면 다시 오지 않더라. 그리고 지나고 보면 너무 예쁜 거다. 하나하나가. 그래서 오늘은 이 순간순간들을 다 담으려고 노력했다. 여러분 이 순간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예리는 "오늘 두 번째 서울 콘의 마지막 날인데 어제 너무 울어서 인터넷을 보니까 좀 창피하더라. '오늘은 절대 울지 말아야겠다' 다짐을 하고 오늘도 열심히 마지막 서울 콘서트를 달렸다. 이 콘서트를 시작으로 세계 각국 투어를 나간다. 멤버들이랑 스태프 분들과 힘을 합쳐서 재밌게 서울 콘을 마무리한 만큼, 월드투어도 다치지 말고 행복하게 즐기면서 여러분들의 힘을 받아서 열심히 하고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를 이렇게 조건 없이 사랑해주시는 한 분, 한 분 예쁜 마음들을 감사히 전달 받았다. 저도 그런 마음들을 존경하고 감사히 받을 수 있는 예림이가, 레드벨벳이 되도록 하겠다. 오늘도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아이린은 "어제 연출팀 언니가 '팬분들이 멤버들이랑 닮아가나봐. 너네 어니까 팬분들도 같이 얼어있던데?' 그러더라. 오늘은 마음껏 즐기다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즐기셨나. 저도 오늘 아쉬움은 있었지만 마음껏 즐기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슬기는 "저는 이제 오늘 감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다. 3년 만에 많은 무대들을 준비하다 보니까 머릿 속이 복잡했다. 그게 여러분들 눈에도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늘은 마음 놓고 놀았던 것 같다. 한 명 한 명 더 쳐다보려고 하고 더 소통하려고 했는데 느끼셨나. 또 제가 '여러분 앉아만 있을 거예요?' 했는데 다같이 일어나줘서 즐겁고 좋았다. 서울 콘의 마지막을 재밌게 뛰어놀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웬디는 "저도 어제 정말 긴장했다. 오늘 더 많이 긴장이 풀려서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러비들도 같은 마음이지 않았나. 우리가 너무 오랜 시간 함께 하니까 모든 게 비슷해지나보다. 모든 것들이 다 닮아지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에너지를 초반 오프닝 때부터 하니까 신나게 빠져들어서 콘서트를 했다. 다시 한 번 아름다운 추억들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콘서트 하기 전에 멤버들이 사진을 찍었는데 그 빈자리를 러비들이 채워주니까 더 아름답고 제가 콘서트라는 걸 좋아한다.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게 콘서트지 않나 생각하는데 행복한 아티스트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하고 받은 사랑 꼭 보답하는 레드벨벳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멤버들은 '고마워 우리의 자랑'이란 객석의 카드 섹션 이벤트를 보고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편, 레드벨벳은 서울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요코하마, 마닐라, 방콕, 자카르타, 파리, 베를린, 암스테르담, 런던 등 총 10개 도시 13회 공연의 2023년 글로벌 투어를 진행하며, 6월에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음악 축제 '프리마베라 사운드 2023'(Primavera Sound 2023)에 유일한 K팝 그룹으로 초청받아 무대에 오른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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