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전기료 인상 점검회의' 돌연 취소…"상황 파악시간 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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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지연에 따른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2일 열 예정이던 '에너지공기업 긴급회의'를 회의 직전 전격 취소했다.
산업부는 이날 오후 2시 박일준 2차관 주재로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재무상황과 요금 인상 지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점검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산업부는 지난달 31일 당정회의에서도 전기·가스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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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악화 우려한 여당이 막은 듯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지연에 따른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2일 열 예정이던 ‘에너지공기업 긴급회의’를 회의 직전 전격 취소했다.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초 산업부는 지난달 31일 올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안을 내놓으려 했지만 여론 악화를 우려한 국민의힘이 반대하면서 요금 인상이 보류됐었다.
산업부는 이날 오후 2시 박일준 2차관 주재로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재무상황과 요금 인상 지연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점검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회의 시작 전 전기·가스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보도 참고자료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회의를 불과 한 시간 앞둔 오후 1시께 갑자기 취소를 통보했다.
산업부는 입장문을 통해 “공기업 재무상황 재점검과 국제연료비 변동 추이 및 공기업 자구 노력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 등에 시간이 걸려 불가피하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해명이란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는 회의 개최 전 참고자료를 통해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전은 전기요금을 통한 원가 회수율이 70%에 불과해 발전사에 지급하는 전력 구입대금을 매달 4회(평균 9일 간격)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있다.
올해도 한전 적자가 5조원 이상 나면 내년에는 한전법에 규정된 사채 발행 한도(자본금+적립금의 다섯 배) 초과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사채 발행에 차질이 생기면 전력 구매대금과 기자재·공사대금 지급이 어려워진다. 지난해 한전채 발행액은 37조2000억원으로, 전년(12조2000억원)의 세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가스공사도 가스 요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작년 말까지 누적된 8조6000억원의 미수금(나중에 요금 인상을 통해 받기로 한 돈)이 올해 말 12조9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미수금에 붙는 연간 이자만 약 4700억원으로, 하루 13억원에 달한다.
산업부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상황 및 물가, 국제 에너지 가격 추이를 검토해 이른 시일 안에 전기·가스요금 조정 방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예정됐던 회의가 갑자기 취소되면서 혼란만 부각되는 상황이 됐다. 대통령실이나 여당에서 회의 취소를 요구했는지에 대해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선 얘기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31일 당정회의에서도 전기·가스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 내에 요금 인상 시 여론이 악화하고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 득세하면서 요금 인상이 보류됐다.
강경민/박한신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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