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핵심 지지층과 20대…윤 대통령 ‘보수결집’ ‘MZ 구애’ 통할까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긍정평가)이 이중의 위험 신호를 마주했다. 올해 최고치에서 최저치로 추락한 최근 5주 동안 전통적 지지 지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 각각 13%포인트가 빠져나갔다. 20대 지지율도 같은 기간 반토막 나 전통적 지지층과 미래세대 양쪽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구를 찾아 “왜 정치를 시작했고 누구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가슴 벅차게 느낀다”고 말했다. 국정 동력 바로미터인 지지율 회복을 위해 보수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 추락에는 지지층 이탈의 영향이 컸다. 한국갤럽의 정례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월4주차 조사에서 37%로 1월3주차에 이어 다시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31일 발표된 3월5주차 조사에서는 30%로 5주 만에 7%포인트 하락하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 30%선 붕괴는 권력누수 징후로 여겨진다.
이 기간 TK 지지율은 54%→41%로, PK 지지율은 49%→36%로 내려앉았다. TK 지역 지지율 하락으로 모든 지역이 부정평가 우세로 돌아섰다. 연령별로도 윤 대통령 지지가 높았던 60대 지지율이 5주새 12%포인트 하락해 7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부정평가가 높아졌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8%포인트가 빠져 전통적 지지 지역·연령, 여당 성향 등 어떤 기준으로 봐도 지지층 이탈이 확연해졌다. ‘선제적 양보’로 요약되는 대일외교 결과와 최근의 외교·안보라인 줄교체 등 혼란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개혁의 우군’으로 삼고자 한 MZ세대도 호응 대신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지율 올해 최고치를 찍은 2월 4주차 조사에선 18~29세 지지율이 26%였다. 3월5주차엔 13%로 반토막이 났다. ‘주69시간 노동’ 논란을 부른 근로시간 개편안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윤석열표 노동개혁’이 필요한 이유로 미래세대를 강조해온 만큼 이들의 지지는 개혁 명분과 개혁 동력 확보를 위한 선결 과제로 꼽힌다.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윤 대통령은 보수 결집과 MZ세대 소통 강화 등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날엔 대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프로야구 개막전에 역대 대통령 중 세번째로 시구했다. 정치인들의 단골 방문지인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서문시장 100주년 맞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취임 후 윤 대통령 부부의 서문시장 방문은 3번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하루 전 서문시장 유세에서 받은 지지와 함성을 언급하면서 “그 생각을 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지금도 힘이 난다”며 “다시 여러분을 뵈니 국정의 방향, 국정의 목표가 오직 국민이라는 초심을 다시 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 참석차 전남 지역을 방문한 다음날 이뤄졌다. 호남과 TK를 하루 만에 오간 행보이지만, 대구 일정에는 30%선 사수를 위해 전통적 지지층을 다시 결집하려는 뜻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많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일 입법예고 기간이 종료되는 근로시간 개편안 최종안 마련을 두고는 “특히 MZ 세대의 의견을 들으라”고 MZ 소통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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