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돌파 나선 車업계… 전기차 보조금 받는 美리스시장 공략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2023. 4. 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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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서 최종조립' 규정 유지…현대차그룹 대응책 부심
리스·렌탈시장은 예외 인정
대당 최대 7500弗 보조금 가능
전기차 파격 구독상품도 내놔
"상업용 점유율 30%이상으로"
조지아공장 완공도 앞당겨
이르면 2024년말 목표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계는 당분간 미국에 전기차를 판매할 때, 보조금이 없거나 제한된 혜택만 주어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벌이게 됐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잠정 세부 지침에서 '최종 조립조건'과 '구매자 소득 상한' 등에 대한 규제 완화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신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가 완공될 때까지는 3가지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 환경변화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2일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세액 공제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아예 세액공제 적용을 받지 못하는 고소득층에 대한 공략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경기 불황과 수출 부진으로 국내 제조업 실물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판매 실적 호조를 기록 중인 현대차그룹의 전략 성공 여부는 국내 자동차 업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IRA 난관을 돌파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첫 번째 전략은 전기차 전용 조지아 신공장(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건설기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는 것이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부터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조지아에서 만들 계획이었지만, 양산 시점을 최대한 2024년 말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본격적인 양산 전까지는 경쟁사보다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지만 또 다른 마케팅 수단을 활용해 시장을 최대한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테슬라(65%)·포드(7.6%)에 이어 3위(7.1%)를 기록했다.

두 번째는 프리미엄 고소득층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미국서 각각 7만3000대, 5만8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두 회사 목표치를 합친 13만1000대는 현대차그룹 브랜드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2014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누적 판매량(10만4326대)을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전기차 보조금 혜택 대상서 제외되는 고소득자들이 현대차·기아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기존 구매 고객 소득 수준을 파악해보니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소비자 비율이 경쟁 차종 중 현대차 브랜드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전기차를 구매할 때 세액공제를 적용받으려면 구매자의 연간 소득이 부부 합산 30만달러·가구주 22만5000달러·개인 15만달러 이하에 해당돼야 한다. 이런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소득층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계획이다. 현재까지 분위기를 보면 현대차그룹 전략이 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내 한국산 친환경차(전기·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포함) 점유율은 지난해 말 5.1%에서 지난 2월 7.3%로 증가했다. 2월 한국산 친환경차의 대미 수출도 전월보다 23% 확대된 1만330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미국법인의 올해 1분기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한 18만4449대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의 세 번째 대응전략은 최대 7500달러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리스·렌탈 등 상업용 전기차 판매 비중의 대폭 확대다. 지난해까지 미국서 팔리는 현대차그룹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약 5%가 리스·렌탈 물량인데 현대차그룹은 이 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구독 서비스 등 채널 다변화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에도 나선다. 현대차는 지난 2월부터 미국 내 전기차 전용 구독 서비스인 '이볼브플러스'를 개시했다. 이볼브플러스의 가장 큰 특징은 필수 가입 기간 없이 언제든 해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격은 코나 전기차가 월 699달러, 아이오닉5가 899달러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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