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은 급감하는데 배터리소재 수입 4배 '껑충'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3. 4. 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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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무역적자 사상 최악

지난달 무역수지가 25년 만에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직접적인 원인은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중국과의 교역에서 손실이 커지면서 전체 무역적자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對中) 수출은 1년 새 33.4% 급감했다. 이 여파로 올해 1분기 대중 무역적자는 분기 기준 사상 최악인 7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대다수 주요 품목의 3월 수출이 크게 줄었다. 특히 대중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9.5%나 급감했다. D램 등 주요 제품의 가격 하락세가 주된 원인이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2차전지 핵심 재료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기술 확보와 중간재 내재화에 나서며 한국에 대한 수출을 발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수산화리튬 수출은 39억달러로 518% 증가했는데, 이 중 76%가 한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물량 중 44%가 한국으로 향하는 탄산리튬도 한국에 대한 수출이 387% 늘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리튬 등 중국산 2차전지 원료와 배터리 중간재 수입을 늘리는 반면, 중국은 한국산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며 "앞으로 대중 적자가 굳어질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등 특정 국가에 편중된 한국의 수출 구조는 당장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이 무역협회 통계와 유엔의 국제무역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수출 품목 집중도가 세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최근 3개년 평균 기준 수출 품목 집중도는 779.3포인트로, 세계 10대 수출국 평균(548.1포인트)을 크게 웃돌았다.

수출 기업들은 인력난과 이자 부담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3월 수출 기업들을 조사해보니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기업이 25%로 지난해 12월(15%)보다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상환 유예와 보증보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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