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설 1년 만에 … 핵폐기물 저장시설 절반이 포화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3. 4. 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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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방폐장 가보니
이대론 2037년 완전히 포화
"고준위 방폐장 인프라 시급"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지난달 30일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 원전 내부의 사용후핵연료 임시 건식저장장치인 '맥스터' 설비 포화 상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지난달 30일 찾은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원자력발전을 가동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보관하면서 방사선을 막는 대규모 저장시설인 이곳에 2만4000다발의 중수로용 사용후핵연료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약 7년간 원자로 내부 수조에서 냉각됐다가 외부로 나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따로 둘 곳이 없어서 3층 높이의 283㎡(약 86평) 규모 콘크리트 건물에 임시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쌓이는 속도가 가파른데 이를 보관할 시설이 없어 임시 저장시설이 빠르게 차고 있다는 점이다. 맥스터는 월성 원전에만 총 14개 모듈(총 저장용량 33만6000다발)이 있다. 지난해 3월 7개 모듈을 추가 증설했다. 평균 원전 가동 상황을 고려하면 2037년에는 포화 상태에 이른다. 방사성 폐기물을 보관하는 또 다른 설비인 캐니스터에도 사용후핵연료 16만2000다발이 더 이상 보관할 곳이 없을 정도로 차 있었다. 전국적으로 원전의 고준위 방폐물 저장 한계 시점이 한빛 원전(2030년)을 시작으로 줄줄이 임박한 상태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고준위법)을 제정해 영구 보관이 가능한 방폐장을 건립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방폐장을 혐오시설로 인식해 주민 등이 반발하고 있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도 상황이 비슷하다. 현재 동굴처분시설은 지난 2월 기준 2만7098드럼이 채워져 운영한 지 7년 만에 수용량의 25%가량이 찼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폐기물 임시 저장 수단인 맥스터 증설도 1년 이상의 공론화 과정을 포함해 6년이 걸렸다"며 "전력수급계획에 이상 없이 원전 사용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 영구 처분시설 마련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경주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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