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우승 원하는 마스터스 … 아내에게 그린재킷 입혀야죠"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3. 4. 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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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일 오거스타서 개막
4번째 도전 임성재 인터뷰
2020년 준우승, 나를 알린 대회
코스도 잘 맞아 자신감 넘쳐
빠르고 경사심한 '유리판 그린'
강풍 속 어려운 코스 연습
미국 애틀랜타에 위치한 TPC슈거로프 골프장에서 만난 임성재. 조효성 기자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TPC슈거로프 골프장.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강풍이 불어닥쳤지만 임성재는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위해 연습 라운드를 강행했다.

이번주는 대기가 불안해 비와 바람 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강풍 속 연습'으로 효과를 봤다. 지난해 1라운드 단독 선두에 오른 뒤 임성재는 "오거스타로 오기 전까지 집이 있는 TPC슈거로프 골프장에서 연습했는데 바람이 많이 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연습한 것이 오늘 좀 더 편안한 느낌으로 경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마스터스 맞춤형 훈련이 필요한 상황. 강풍 속 샷 훈련 외에 임성재의 선택은 '퍼팅'이다. TPC슈거로프 골프장 그린이 빠르진 않지만 최대한 경사가 심한 곳을 찾아 연습을 하고 있다.

그는 "특히 버디가 나올 수 있는 5~6m 거리를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롱퍼팅도 섞어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스에 네 차례 출전해 2020년 준우승과 지난해 공동 8위. 확실하게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임성재는 "일단 오거스타 코스 자체가 나랑 잘 맞는 것 같다. 세컨샷도 좋아하는 거리가 많이 남는다. 이곳은 웨지뿐만 아니라 미들아이언, 롱아이언 등도 세컨샷을 잡아야 하는 홀이 많다. 난 150~180m 정도 거리의 샷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좋은 기억이 자신감도 키웠다. 2020년 처음 출전한 '11월의 마스터스'에서 임성재는 더스틴 존슨(미국)과 치열한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2등을 하고 난 뒤 내 이름이 더 알려졌다. 어디서든 외국인들을 만나면 다들 '마스터스 잘 봤다'며 인사하더라"고 돌아본 그는 "내 이름이 더 알려지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라 특별했다. 또 메이저 대회 중 성적이 가장 좋다 보니 우승에 대한 희망도 있다"면서 웃어 보였다.

올해 코스에는 변화가 하나 있다. 13번홀(파5)이 35야드나 길어졌다. 공략법이 달라져야 하는 상황. 임성재는 "원래 그 홀이 티샷 거리가 애매해서 3번 우드나 드라이버로 고민을 했다. 그런데 전장이 길어졌으니 고민 없이 드라이버를 잡고 왼쪽 나무를 똑바로 넘기는 데에만 집중하면 된다. 오히려 단순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임성재는 2일부터 오거스타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대회 모드에 돌입한다. 매일 9개 홀씩 돌며 코스를 점검할 계획이다. 임성재가 꼽는 가장 어려운 홀은 어디일까. 바로 11~13번홀로 구성된 '아멘 코너'의 첫 관문인 11번홀(파4)이다. 임성재는 "10번홀도 어렵고 12번홀도 어렵지만 11번홀이 정말 어려운 것 같다"며 "전장이 길고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끊어가도 어프로치가 어려워 파를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12번홀도 주의할 홀이지만 특히 앞바람이 불면 정말 제대로 공략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덧붙였다.

네 번째 마스터스 도전. 무엇보다 임성재에게 가장 큰 변화가 생겼다. 이제 혼자가 아닌 둘이다.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린 새신랑은 "처음 초청장을 받았을 때는 정말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며 "이번에는 아내와 함께 초청장을 받았는데 아내가 굉장히 신기해하더라"면서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어 "이제 경기가 끝나고 나면 함께 대화할 사람이 있고 외로움도 없어진 것 같다. 골프에 집중이 더 잘되고 재미있다. 결혼 후 매일 함께 있으니 그냥 신기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대회 전 특별한 행사인 '파3 콘테스트'에도 아내와 함께 나간다. 임성재는 "웨지 2개와 퍼터 하나만 챙겨 나가니 무겁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처음 함께하는 것이라 기대가 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당연히 '새신랑'의 우승 의지도 더 강해졌다. 그린 재킷을 아내에게 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진짜 마스터스 우승은 꿈 중의 꿈이다.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탐나는 게 마스터스인데 '우승하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은 늘 한다. 또 한 번 우승하면 평생 출전하니 그런 점도 정말 욕심난다"고 말하는 임성재의 눈빛이 어느 때보다 반짝였다.

[애틀랜타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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