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배민' 흑자를 보는 시선
배달주문 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매출 2조9471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해 흑자 전환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입점 식당 수와 주문 수가 늘어난 상태였고 주문 중개수수료와 광고 수입이 증가한 덕분이다. 특히 쿠팡이츠와 유혈 경쟁을 벌이던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은 지난해 초 요금 할인을 중단하고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풀었던 인센티브 비용까지 줄이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결국 업주·고객에게 받는 요금은 늘고 라이더(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감소했다는 뜻이다.
최근 침체된 경기에도 불구하고 배민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하면서 배달주문 플랫폼이 과도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그간 많은 대학·연구기관의 연구 조사를 통해 팬데믹 기간에 플랫폼이 소비자 편의를 높여주고 외식업계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비판이 계속되는 이유는 플랫폼이 스스로 신뢰를 잃은 탓이 크다.
지난해 단건 배달 서비스로 불거졌던 고액 배달비 논란이 대표적이다. 업주들 사이에서 수수료·광고비만으로도 부담이 크다며 높은 배달비에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자 플랫폼들은 "배달비는 모두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비용"이라고 했다가 전년보다 수입이 급감한 라이더들이 들고 일어서자 "라이더 섭외를 포함해 배달 시스템 운영 전반에 필요한 비용"이라고 말을 바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배달주문 앱 3사(배민·쿠팡이츠·요기요)의 월간 이용자 수는 지난해 7월부터 줄곧 감소세다. 배민1은 배달비를 낮추면서 라이더의 시간당 수입은 올릴 수 있는 '알뜰 배달(근거리 묶음 배달)'을 내놨고, 요기요는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추천 식당을 노출하는 인공지능(AI) 추천 광고를 도입했다. 쿠팡이츠도 자사 배달 대행 지사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플랫폼사들의 이 같은 노력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보려면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다. 서비스 가격이 적정한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소비자의 몫이다.
[송경은 컨슈머마켓부 kyun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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