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야구장만 가고 4.3 추념식은 안 가는 이유, 왜?"

제주방송 김지훈 2023. 4. 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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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시절 제주 아픔 강조, 지금 와서 외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브리핑서 비판
당 대표 등 불참.. “추후 별도 일정 잡을 듯”
대통령실 “지난해 당선인 신분 참석” 등 이유
“총리 참석 적정 판단, 대통령 메시지 전할 것”
민주당 현장최고위 개최.. 문 전 대통령 참석
어제(1일) 2023 프로야구 개막전을 관람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사진, 대통령실)


“제주 올 때마다 늘 4.3보상 문제를 듣고 있다. 대한민국이 인권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격과 헌법 정신을 위해서도 과감하게 검토하겠다. 절대 유가족과 도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윤석열 정부는 다르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당시,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2022년 3월 8일 첫 유세 현장으로 제주를 찾아 제주도민들에 전한 말입니다.

그렇게 '다르긴 달라'서인지 지난해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지만, 출범 후 행보는 '달랐습니다'. '불참'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처럼 4.3 희생자 추념식에 불참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야구장 방문할 시간은 있어도 4·3 추념식 참석할 시간은 없나"라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나섰습니다.

해외 순방과 일정상 사유 등을 내세웠지만, 정작 최근 국내 행보들은 이와 대치된다는게 이유입니다.

더구나 여당 대표들까지 줄줄이 불참하는 등, 민주당 대처와는 대비되는 양상을 보여 이를 둘러싼 분분한 해석들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1일) 열린 2023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에 나선 모습 (사진, 대통령실)


■ 4·3 추념식 불참 "제주도민 외면 처사" 비판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오늘(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어제 윤석열 대통령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야구 경기장에서 시구했다. 어제 대구는 괜찮고 내일 제주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습니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내일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리는 4·3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며 "'해외 순방 준비', '일정상 이유'를 불참 사유로 들었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대선 후보 시절 제주도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라며 "후보 시절 제주의 아픔을 강조하던 대통령이 이제 와서 제주도민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습니다.

또 "김기현 대표 등 여당 주요 관계자들 모두 4·3 추념식에 불참한다고 한다"며 "선거 때 마르고 닳도록 제주의 아픔을 닦아드리고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해 놓고 추념식 참석조차 외면하니 기가 막히다"고 질책 수위를 높였습니다.

박 대변인은 "역사적 평가가 끝난 제주4·3을 공산주의 세력의 반란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김일성의 지시라고 주장한 사람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됐다"며 "제주의 아픔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지금 현 정부와 여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 "4·3의 아픔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신분에도 제주를 찾을 예정"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보듬는 제주 아픔을 현직 대통령은 외면하겠다는 것인지"라고 답을 촉구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


■ "해외 순방 준비 등 때문" 국무총리 대신 참석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후 당선인 신분으로 지난해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 대통령이자 당선인으로 첫 추념식 참석으로, 이 자리에서 4·3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3일 정부 출범 후 첫 추념식은 참석하지 않기로 하고, '해외 순방 준비 일정' 등을 사유로 제시했습니다.

추념식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해 정부를 대신해 추념사를 읽을 예정입니다.

관련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오늘 용산기자실에서 기자들에,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한데다 그 연장선 상에서 올해는 총리가 가는게 적정하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총리가 추념사에서 내놓을 메시지는 윤석열 정부의 메시지가 될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하지만 일각에선 추념식 참석이 어렵게 됐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앞서 지난 1일 프로야구 개막식 시구와 대구 서문시장 방문 등이 진행된 점은 여러모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의힘에선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모두 불참할 예정입니다.

‘당내 일정이 많아서’란 이유로, 여당을 대표해 김병민 최고위원과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에선 제주 현안 등을 묶어 추후 별도 일정을 잡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모두 나서 내일 제주도를 찾아, 오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4·3 추념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또 재임기간 세 차례 공식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제주를 찾기로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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