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메신저 메디TALK] 질병 조기 발견 위해 입속 건강에 관심을

2023. 4. 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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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교수(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 건강메신저 메디TALK ◆

'구강은 건강의 창'이라는 말이 있다. 구강 조직은 혈류량이 많아 건강 상태에 따라 구강점막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전신질환과 관련돼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구강점막 질환을 소개한다.

몸이 피곤하거나 입안이 매우 건조할 때 일시적으로 백태가 생기는데, 증상이 매우 심해 점막에 병소를 일으키는 경우를 '구강 칸디다증'이라고 부른다. 칸디다균은 모든 사람의 구강 안에 있는 상주균이다. 건강한 사람에게 칸디다증이 생기는 일은 거의 없지만 영·유아나 노인, 임산부같이 체력·면역력이 약하거나 결핵, 당뇨병, 면역결핍 상태, 악성종양 환자에게서 발생할 수 있다. 장기간 항생제를 복용할 경우에도 구강 내 상주균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나타날 수 있다.

구강 칸디다증은 칸디다라는 구강 내 진균에 의한 감염증이다. 혀나 볼 안쪽, 입천장, 입술 안쪽 점막에 백태가 생기고 이후 범위가 넓어지면서 광범위하게 백태로 덮이게 된다. 백태는 칫솔 등으로 문지르면 잘 벗겨지는데, 백태가 벗겨지게 되면 점막 표면이 손상돼 쉽게 출혈을 일으키며 식사 시 통증이 생긴다. 구강 칸디다증이 의심되면 치과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항진균제 처방을 받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구강건조증과 구강 내 세균·바이러스 감염, 잇몸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잦은 소변으로 인한 체내 수분 감소 △상처 치유 능력 및 감염에 대한 저항력 약화 △타액 내 포도당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빈혈이 심한 경우에도 구강 건강에 영향을 준다. 구강점막이 현저히 창백해지고 점막 저항력이 약화돼 입술 양쪽의 구각(입꼬리)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구각염이나 입술 부위 균열이 나타날 수 있다. 혀 표면에 오돌토돌하게 올라와 있는 '설유두'가 소실돼 표면이 매우 매끄럽게 되며 통증·작열감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혀 표면이 벗겨져 미란이나 궤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백혈병 환자의 구강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백혈병은 혈액을 구성하는 특정 세포가 무제한적으로 종양성 증식을 하는 질환이다. 급성 백혈병인 경우에는 별다른 증상 없이 구강점막이 창백하게 변하기도 하는데 만성 백혈병인 경우 구내염, 구강점막궤양, 괴사성 잇몸 염증, 잇몸 출혈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혈소판이 감소하기 때문에 특히 초기 증상으로 잇몸 부위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인 '셰그렌증후군'은 타액선 분비가 줄어들면서 구강 및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건성 결막염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류머티즘성관절염도 동반할 수 있다. 구강·안구건조증과 함께 눈에 자주 염증과 관절염이 나타난다면 셰그렌증후군을 감별할 수 있는 혈액검사 등을 해보는 게 좋다. 피부나 구강점막이 검게 변한다면 '부신피질기능부전증'을 의심할 수 있다. 부신피질의 만성 기능이 저하되면 피부나 점막에 색소침착이 나타날 수 있다. 부신피질기능부전증 환자는 뇌하수체에서 멜라닌 색소 촉진 호르몬을 억제하는 호르몬 분비가 현저히 줄어든다. 따라서 멜라닌 색소 촉진 호르몬이 다량 분비돼 피부와 구강점막이 검게 변하는 것이다.

'포이츠·제거스증후군'은 구강점막이나 피부에 색소가 침착되며 위장에 많은 용종이 생기는 유전성 희귀 질환이다. 구강 증상으로는 입술과 주변 피부에 짙은 갈색 반점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소장이나 위, 십이지장, 결장, 직장 등에 용종이 발생하며 장폐색, 복통, 설사, 하혈 등이 나타난다. 입안에 생기는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 전신질환을 보다 빨리 알아내 질병 조기 발견·치료에 많은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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