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 새판짜기… `그들만의 리그` 피할 구조설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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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경영공백 사태를 맞은 KT가 이사회 구성부터 '새판짜기'에 돌입한다.
내부 특정인들이 주도하는 인선으로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 KT는 이를 타개하는 동시에 정치권의 낙하산 경영진을 방어하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한편 일부 KT 계열사들도 경영공백을 막기 위한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를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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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낙하산 경영' 방어해야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 직대체제
초유의 경영공백 사태를 맞은 KT가 이사회 구성부터 '새판짜기'에 돌입한다.
내부 특정인들이 주도하는 인선으로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 KT는 이를 타개하는 동시에 정치권의 낙하산 경영진을 방어하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에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재설계가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열린 KT 주주총회에서는 강충구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표현명·여은정 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이들이 주총 직전 사퇴했다. 이에 따라 KT 이사회는 김용헌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만 자리를 지키게 됐다.
다만, 사외이사 정족수가 3인 이상이어야 한다는 상법 규정에 따라 차기 이사회가 구성될 때까지 동반 사퇴했던 강충구 고려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가 대행 형태로 이사회 활동에 참여한다. 다만 이들이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은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은 주총에서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법인으로서 관련 절차를 준수하려면 약 5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KT는 향후 5개월간 임시 주주총회를 두 차례 열 계획이다. 당장 시급한 사안은 사실상 이사회가 공중분해된 상황에서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것이다. KT가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꾸린 '뉴 거버넌스 구축 TF(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이사회 구조 개편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TF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할 방침이다. TF가 지배구조 개선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 이를 바탕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6월 말 1차 임시 주총을 통해 신규 사외이사를 구성하면 이후 차기 대표 공모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표이사 선임은 후보가 확정되면 8월 말 2차 임시주총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경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임 기간은 최대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낙하산 방지를 위해 황창규 KT 회장 시절 신설한 정관이 개정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현재 KT 정관 32조4항에는 CEO 후보 자격조건으로 '기업경영 경험', 경영실적과 기간, 정보통신분야 전문 지식과 경험 등이 명시돼 있다. 산업계와 IT 분야 경험이 없는 정치권 인사가 CEO로 오려면 이 정관부터 개정돼야 한다. KT는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히면서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통한 정관 변경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반면, KT 소액주주, KT새노조 등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주총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정치 낙하산에 문호를 열어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 "현 정관에 의거해 빠른 시일 내에 대표이사를 선출한 후 새로 선출된 대표이사 주도로 정관과 기업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것이 가장 빠른 정상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KT 계열사들도 경영공백을 막기 위한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를 가동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양춘식 경영서비스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KT알파는 조성수 경영기획총괄을 대표로 선임했다. 다만, 이들의 임기는 각각 1년, 다음 대표이사 선임 때까지다. 박현진 지니뮤직 현 CEO도 임기 1년으로 재선임됐다. 이들은 모회사인 KT가 새 대표이사를 선출하고 전열을 갖출 때까지 한시적으로 경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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