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의 1' 작은 회사 버리고 삼성·SK 간다…신입 없는 K-팹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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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 인력은 모두 삼성이나 SK하이닉스로 가죠. 그 다음에는 외국계 기업이고요."
국내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팹리스·후공정·소부장 등 중소기업이 많고 자본이 적은 부문의 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반도체 업계의 목표인 '1조원대 매출 팹리스 10개 이상 육성'과 '중소 패키징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인력 확보가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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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석·박사 인력은 모두 삼성이나 SK하이닉스로 가죠. 그 다음에는 외국계 기업이고요."
2일 한 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 관계자는 올해 채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팹리스·후공정(패키징) 업종은 파운드리(위탁 생산)나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재정에 한계가 있어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팹리스·후공정·소부장 등 중소기업이 많고 자본이 적은 부문의 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주요 팹리스·패키징·소부장 기업 6개사를 대상으로 문의한 결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한 곳은 4개사다. 국내 파운드리·메모리 반도체에 준하는 수준의 고급 인력이 필요하지만, 연간 매출 규모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비해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처우에서 격차가 벌어지다 보니 필요한 인력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팹리스와 패키징은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분야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와 완성된 웨이퍼 칩을 배치하는 패키징은 반도체 성능을 개선할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팹리스 시장 규모는 2019년 600억 달러(한화 약 79조원)에서 2021년 738억 달러(약 96조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그러나 국내 팹리스 기업 중 매출 1조원을 넘는 기업은 LX세미콘 한 곳이며, 국내 패키징의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6%에 불과하다. 인력을 확보하려고 해도 적은 규모에 경기 침체로 인한 단가 인하 압력까지 더해지면서 가용 자금이 부족하다. 퀄컴(202년 연매출 48조)·엔비디아(2022년 연매출 28조) 등 글로벌 팹리스 기업이 인력 시장을 휩쓸면 인력난에 시달리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재차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진 셈이다.
이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 전체의 인력 부족 규모 중 절반 이상이 팹리스·패키징·소부장에서 발생한다. 반도체 설계나 패키징 업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석·박사 이상의 고급 인력이 필요하지만, 매년 반도체 관련 학과 석·박사 졸업생 수는 5000여명 규모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대기업에 우선 채용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31년까지 부족한 반도체 업계 인력은 5만명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와 반도체 업계의 목표인 '1조원대 매출 팹리스 10개 이상 육성'과 '중소 패키징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인력 확보가 급선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력 풀 자체를 조기에 늘리지 않으면 저출산 심화와 해외 유출로 갈수록 관련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등 정부 기관이 육성하는 첨단 산업 분야 인재를 패키징 등 특정 부문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한 패키징 기업 관계자는 "규모가 작다 보니 한 해에 100명이 필요하다고 하면 지원자 수가 절반에도 못 미친다"라며 "고급 인력과 시간, 자본을 투입해야 패키징 경쟁력을 개선할 수 있는데 셋 중 어느 하나 충분한 게 없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파운드리·메모리에 비해 인력 확보가 어려운 부문의 '풀뿌리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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