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사업서 진짜 실력 보여줄 것"
신기술 개발 천착 공학도 출신
클라우드와 디지털 물류 중심
사업체질 공격전환 성과 이어가
고객선택 받고자 뼈 깎는 노력
매출 20조 목표 향해 전력 질주
◆ 톡톡! 경영인 ◆
"정말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클라우드와 수출입 물류 플랫폼, 이 두 가지에 집중해 진짜 실적이 나는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2022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황성우 삼성SDS 사장은 주주들을 향해 사과와 약속을 동시에 건넸다.
2020년 12월 사장 취임 후 그는 삼성SDS가 다른 빅테크와 비교해 주가가 반등하지 못했음을 자인하면서도 "늦었지만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클라우드와 스마트물류 등 신사업 부문에서 대대적 혁신을 꾀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실제 삼성SDS는 지난해 클라우드와 스마트물류 부문의 고성장 흐름 속에 인상적인 매출 확대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작년 연결기준 삼성SDS 매출은 전년 대비 26.4% 증가한 17조234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물류 사업 매출은 스마트물류 플랫폼인 '첼로 스퀘어'를 쓰려는 국내외 고객사가 늘면서 전년보다 41% 증가한 11조2666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사업 매출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관련 매출이 1조1627억원으로 사상 처음 1조원대를 돌파했다. 주주들에게 솔직하게 고개를 숙이면서도 담대한 비전으로 양해를 구했던 그가 실제 1년 만에 약속을 이행한 것이다.
이를테면 '초심자의 행운' 같은 것이었을까. 지난해 삼성SDS가 거둔 경영 성과에 대해 황 사장의 인생 이력을 지켜본 임직원은 정반대 답을 던진다. 황 사장에게는 성공한 이들이 갖는 공통 서사인 '피·땀·눈물'이 보인다는 평가다. 황 사장 스스로도 이를 "뼈를 깎는 노력"이라고 표현하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자신과 임직원이 실력 쌓기에 몰입했다고 고백했다.
올해로 3년째 삼성SDS를 이끌고 있는 황 사장을 매일경제가 만났다. 반평생을 첨단 나노소자 연구에 천착한 공학도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삼성SDS를 매출 20조원대 클라우드·물류 중심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황 사장에게 드러나는 '피·땀·눈물'의 흔적은 2014년 거둔 연구 성과와 맞닿아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프린스턴대 전기공학 박사를 받은 그는 일본 NEC 연구원을 거쳐 17년 동안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강단을 떠나 2012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둥지를 튼 그는 2014년 성균관대와 함께 그래핀의 대면적 합성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는 강철보다 높은 강도와 열전도성, 신축성 등으로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상업화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그해 대한민국 10대 기술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자로서 탁월성을 입증한 그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하며 탐구 영역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솔루션으로 확장했다. 2020년 말 삼성SDS 사장으로 전진 배치된 뒤 끊임없는 탐구로 스스로를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물류 플랫폼,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는 디지털 혁신 전문가로 변신시켰다.
그가 취임 이듬해 자신 있게 내놓은 수출입 물류서비스 플랫폼 '첼로 스퀘어'는 초격차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소위 대박을 쳤다. 당시 팬데믹 여파로 세계 공급망 관리에 비상이 걸린 국내외 기업들은 첼로 스퀘어를 이용해 물류 채널 확보의 어려움과 고비용 부담을 동시에 덜 수 있었다.
기술에 대한 천착과 함께 황 사장은 반전 매력도 표출하고 있다. '연구자 출신 CEO'라는 꼬리표 때문에 공격적 경영 본능과 담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붙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역대 삼성SDS CEO 중 가장 공격적인 개방형 협력과 투자 조치를 단행 중이다.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전환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2021년 6월 미국 업체 서비스나우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듬해 7월에는 해상물류 가시성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비전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최근에는 1118억원을 들여 엠로 지분 33.4%를 인수하고 최대 주주가 됐다.
클라우드와 디지털 물류 신사업에서 이처럼 탄탄한 기본기와 공격적 투자로 성장 저력을 입증한 황 사장은 올해 보다 자신감 있는 태도로 주주들에게 비전을 제시했다.
그간 삼성 내 관계사 중심으로 공급하던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의 서비스 범위를 확장해 최고의 클라우드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Cloud. Simply Fit(단순하게 맞춤형으로)'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까지 발표했다.
황 사장은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과 차별화된 삼성SDS만의 서비스를 "원하면 뜨거운 물이 바로 나오는 샤워기"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복잡성의 세계에서 고객사에 필요한 서비스 요소를 정확히 찾아내 최고의 맛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기업은 그 자체로도 복잡한데 클라우드의 복잡함까지 더해져 (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를 간단하게 해결해드리고자 '심플리핏'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선택보다 훨씬 중요한 일은 한 번 선택한 길을 어떠한 시련과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황 사장은 연구자로서, CEO로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지켜온 원칙을 이같이 설명하며 삼성SDS가 끊임없는 혁신으로 최고 클라우드 기업으로 도약할 것임을 자신했다.
황성우 사장 △1962년 서울 △서울대 전자공학 학·석사 △미국 프린스턴대 전기공학 박사 △일본 NEC 연구원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원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20년~현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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