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안 썼다 요구르트 공격·체포···탄압 여전한 이란
이란에서 두 여성이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요구르트 공격’을 당한 뒤 체포됐다. 지난해 9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끌려간 뒤 의문사한 이후 이란 전역에서 ‘히잡 시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탄압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스카이뉴스 보도를 보면, 마슈하드 인근의 상점에서 한 남성이 계산대에 있는 여성 두 명에게 다가와 말을 걸더니 화를 내며 선반에 있던 요구르트를 머리에 쏟아 부었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이 두 여성은 모녀 관계였다.
이후 이란 당국은 이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머리카락을 드러낸 혐의로 구금됐고, 문제의 남성은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마슈하드는 이란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이자 시아파 성지로 꼽히는 곳이다.
이란 언론은 이번 체포가 지난달 29일 사법부가 “히잡을 쓰지 않는 건 우리의 가치에 대한 적대 행위다. 자비 없이 기소하겠다”고 경고한 이후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이란 내무부 역시 성명을 통해 히잡이 “이란의 문명 기반 중 하나이자 이슬람 공화국의 실질적 원칙”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후퇴 또는 관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는 “여전히 전국의 쇼핑몰, 레스토랑, 상점과 거리에서 여성들이 히잡을 벗고 있는 모습을 널리 볼 수 있다. 히잡을 쓰지 않은 채 도덕경찰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넘쳐난다”고 전했다.
이번 요구르트 사건에 대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1일 여성들이 “종교적 필수품”으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히잡을 믿지 않는 이들이 있다면 설득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히잡은 법적 준수사항이라는 점”이라고 국영TV 생방송에서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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