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名家로 우뚝 'KB증권 전성시대' 시작됐다

대담=반준환 증권부장, 정리=김근희 기자 2023. 4. 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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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 초대석] 김성현 KB증권 사장
김성현 KB증권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KB증권은 지난해 DCM(채권자본시장)·ECM(주식발행시장)·인수금융·M&A(인수·합병) 등 IB(투자은행) 전 부문에서 1위를 석권, 쿼드로플크라운의 영광을 안았다. 2016년 현대증권과 합병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5년 만에 명실상부한 IB명가로 발돋움했다. 국내 1등 IB 증권사로 우뚝 선 KB증권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M&A 비즈니스에서는 외국계 IB들과도 경쟁해 빅3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장의 구심점이 된 김성현 KB증권 사장은 "합병 초기에는 쉽지 않았으나 영업을 강화하고, KB그룹과도 협업을 확대했다"며 "IPO(기업공개)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부단히 노력한 것이 IB사업을 성장시키는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해도 IB 부문 쿼드로플크라운을 재달성하고, IB 수익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리는 그림은 더 크다.

2030년 국내 M&A 비즈니스 빅3가 우선 목표다. 그는 "M&A 토탈 서비스를 구축하고, 외국계 IB와도 경쟁할 것"이라며 "글로벌 DCM은 물론 해외 대체투자, M&A 등에도 진출해 글로벌 IB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올렸다. 특히 IB 부문이 돋보였는데.
▶DCM은 2008년 당시 KB투자증권이 KB금융그룹으로 편입될 당시부터 강점을 보이고 있었다. 대기업 네트워크가 강한 덕분이었다. DCM 분야에서는 KB증권이 12년째 1위를 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기업들과 신뢰 관계를 잘 다져온 것이 주된 성공 요인이었다. 다만, 당시 KB투자증권은 지점이 없어서 IPO 사업을 하기가 어려웠다. 이후 2016년 12월 현대증권과 합병하면서 KB증권이 탄생했고, 지점과 자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어떻게 IPO, 인수금융, M&A 등으로 확대할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였다. 합병 초기에는 쉽지 않았다. 'KB는 절름발이 IB'라며 얕잡아 보는 시선도 있었다.

부단히 IB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영업을 열심히 했다. KB그룹과 협업하면서 도움도 받았다. IPO 관련 시스템을 완전히 구축한 것이 IB 사업을 성장시키는데 결정적이었다. 6개월 동안 TFT(테스크포스팀)를 만들어 IPO 수요예측부터 청약, 환불, 납입, 매매 시스템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개선했다. 이후 빅딜들을 따내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부터 현대중공업까지 무리 없이 잘 수행했고, 그러면서 신뢰를 얻었다. 고객과의 신뢰 관계, 그룹의 지원 덕에 합병하고 6년 만에 최고 IB 반열에 올랐다.

-국내 증권사 중 IB 1위에 올랐다. 다음 목표는.
▶M&A 점유율은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1위지만 외국계 증권사, 회계법인까지 합하면 아직 10위다. M&A 업무 능력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해외채권 발행의 경우 외국계 IB가 전유물처럼 하고 있다. KB증권도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싱역량, 해외 네트워크 어느 정도 갖췄다. 글로벌 DCM도 3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글로벌 DCM 5건을 수행했고,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KEXIM(한국수출입은행) 35억달러(미화), KDB 20억달러 발행주관을 해냈다. 해외 대체 투자 자산운용 사업도 계속해서 진출 중이다.

-글로벌 IB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시급한 포인트가 있다면.
▶국내 증권사가 글로벌 IB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외 딜소싱 능력, 인수 능력, 세일즈 역량이 필요하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세일즈 역량이 해외에서 약하다. 그러다 보니 해외 글로벌 IB 대비해서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약세를 보인다. 이에 내부적으로 세일즈 네트워크 넓혀가고 있다. 총 인수 자본이 커지면 총 인수 역량도 커진다. 이번에 글로벌 PEF(사모펀드) 운용사인 EQT파트너스가 SK쉴더스 경영권 인수할 때 2조3500억원의 인수금융 대출을 KB증권이 단독으로 주관한다. EQT파트너스에서 깜짝 놀라더라. 이러한 인수 역량 자본이 커지면서 딜 소싱 역량이 커지고 있다.

-KB증권만의 특화된 경쟁력을 어떻게 만들지 궁금하다.
▶올해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게 M&A, 지배구조 관련 토탈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계속해서 관련 인력을 확충 중이다. 올 초에 2030년까지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 일단 KB증권은 외국계 IB하고 경쟁해서 2030년 국내 M&A 비즈니스에서 빅3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은 중견 PE(프라이빗에쿼티) 중심으로 5000억원 내외의 딜을 주로 진행했다. 앞으로는 조단위 딜에도 도전할 것이다. 외국계 IB나 회계법인들은 자문만 해주지만 우리는 토탈 서비스를 내세워 공략할 계획이다. 자문뿐 아니라 인수금융도 가능하고,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도 가능하다. 우리가 외국계 IB랑 싸워서 충분히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해외진출상황은.
▶2017년 인수를 통해 베트남 현지법인인 KB증권베트남을 만들었다. 이후 지난해 인도네시아 벨버리 증권을 인수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두 곳 모두 잘 자리 잡아서 이익이 나고 있다. 매년 30~40%씩 성장 중이다. 지난해 12월 베트남에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2017년에 글로벌 영업총이익이 -32억원이었다. 지난해 660억원 정도로 올라섰다. 앞으로 더 많은 해외시장 진출하면 IB 딜 많이 나올 것 같다. 공급망 이슈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 수요나 M&A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그쪽을 공략할 예정이다.

-올해 당면한 경영목표가 있다면. 궁금하다.
▶업계 정상권에 IB 사업을 유지해가는 것이다. 올해는 IB 수익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특히 업계에서 IB 수익들이 차별화가 많이 이뤄질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IB 부분에서 타격을 받은 곳들이 생겨났는데 KB증권은 영향을 덜 받고, 꾸준히 가고 있다. 대형사는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 손실을 얼마나 최소화했냐가 관권일 것이다. 또 해외 대체투자가 2017~2018년에 활발했는데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 매각을 어떻게 잘하느냐도 중요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IPO 시장이 안 좋았다. 금리 급등락으로 인해 DCM과 인수금융, M&A 시장도 어려운 시장이었다. 올해는 금리 안정되면서 서서히 좋아질 것이다.

대담=반준환 증권부장, 정리=김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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