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좋아하는' 김하성, 그러나 장기계약은 소토-스넬-헤이더가 먼저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최근 8개월 동안 5년 이상 장기계약을 맺은 선수는 6명이다.
조 머스그로브, 로버트 수아레즈, 다르빗슈 유,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에 이어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엔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7년 8000만달러에 계약해 2030년까지 묶어뒀다.
3년 연속 풀타임 2루수로 맹활약한 그는 올해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겨울 FA 유격수 잰더 보가츠가 오면서 기존 유격수 김하성이 2루수, 크로넨워스가 1루수로 연쇄 이동했다.
크로넨워스는 2021년 152경기에서 타율 0.266 21홈런 71타점, OPS 0.800, 작년 158경기에서 타율 0.239 17홈런 88타점, OPS 0.722를 마크했다. WAR은 2021년 4.8, 2022년 4.1로 정상급 수준을 유지했다.
샌디에이고는 주력 멤버로 성장한 크로넨워스의 가치를 인정해 장기계약이란 선물을 안기긴 했는데, 공수주에서 정상급인 선수의 FA 자격 5년을 녹인 장기계약 치고는 평균연봉 1140만달러는 박(薄)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앞서 지난 2월 다르빗슈는 6년 1억800만달러에 계약해 42세가 되는 2028년까지 신분을 보장받았다. 나이 마흔을 훌쩍 넘는 시점까지 장기계약 선물을 받은 건 매우 이례적이다. 8~10년짜리 초장기계약을 하더라도 보통 나이 마흔을 넘기지는 않는다. 그만큼 다르빗슈에 대한 샌디에이고 구단의 믿음이 절대적이라는 뜻이다.
당시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누군가 커리어 후반에 잘 던져 그런 종류의 계약을 한다면, 그건 다르빗슈다. 그는 작년에 이런 사실을 증명했다. 이곳에서 커리어를 마쳤으면 좋겠다"며 신뢰감을 보냈다.
어떤 선수가 됐뜬 연장계약이란 이런 것이다. 신뢰감이 중요하다.
이제 샌디에이고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후안 소토와의 연장계약이다. 이와 관련해 AJ 프렐러 단장은 2일 크로넨워스 장기계약 기자회견에서 "후안과 대화를 나누면 야구 관련 얘기가 훨씬 많고 중요하다"고 밝혔다. 즉 소토는 지금 샌디에이고와 연장계약할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
소토는 두 시즌 후인 내년 11월 FA가 된다. 샌디에이고가 그와 연장계약을 맺을 시점은 다가오는 겨울 동안이다. 내년 개막전 이전에 마무리지어야 한다. 왜냐하면 소토와 같은 슈퍼스타들은 시즌 중 계약 얘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작년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그랬다.
소토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다. FA를 앞둔 선수를 놓고 연장계약을 흥정하지 않는다. 샌디에이고가 그에게 어떤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묵살당할 공산이 크다. 그래도 샌디에이고는 올시즌 후 연장계약 얘기를 먼저 꺼낼 것이다.
소토는 지난해 8월 초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되기 전 워싱턴 내셔널스로부터 14년 4억4000만달러 계약을 제시받았다. 당연히 거절했다. 계약기간 10년, 총액 5억달러 이상을 노린다고 봐야 한다. 샌디에이고가 소토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 알 수 없으나, 다른 구단에서 얼마든지 내밀 수 있는 조건이다.
그리고 샌디에이고가 소토 다음으로 연장계약을 검토할 수 있는 선수는 올시즌 후 FA가 되는 블레이크 스넬과 조시 헤이더다. 그러나 두 선수는 지난 오프시즌 연장계약 논의가 없었다. 이제 6개월 후면 FA가 되기 때문에 올시즌 최선을 다해 성적을 낸 뒤 시장으로 나갈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해 MLB.com은 '일반적으로 보면, FA 시장이 가까워진 선수들은 하던대로 열심히 하면 된다. 샌디에이고에 스넬과 헤이더를 제외하면 다른 분명한 (연장계약)선택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2024년까지 계약돼 있는 27살의 수비 귀재(defensive wiz)'라고 전했다.
김하성을 연장계약 후보로 거론한 것이다. 김하성은 2021년 4년 28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2025년 상호 옵션을 설정했다. 원한다면 옵션을 포기하고 내년 시즌을 마친 뒤 FA를 선택할 수 있다.
FA까지 두 시즌이 남은 김하성의 경우 소토와 마찬가지로 올시즌 후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연장계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우선 순위가 아니다. 샌디에이고는 내년 봄까지 앞으로 1년 동안 소토의 연장계약 여부로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그 틈을 타 김하성은 올시즌 타격 부문에서 신뢰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
샌디에이고 내야수들 중 연장계약이 안된 선수는 김하성 밖에 없다. '잉여 전력'으로 본다는 뜻이다. 샌디에이고는 크로넨워스를 2루로 복귀시키고, FA 시장에서 대형 1루수를 영입할 수도 있는 구단이다.
프렐러 단장은 "(우승을 위해서는)우선 능력있는 선수들이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안정감 있게 가야 한다. 우리는 향후 10년을 본다. 믿을 수 있는 선수들, 우승 레벨의 선수들, 그런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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