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화웨이=매화” 비유하며 제재 돌파 자신감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로 지난 1일부터 순환회장을 맡은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화웨이를 ‘매화’에 비유하며 미국의 제재 등 불확실한 외부 환경을 돌파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나타냈다.
멍 회장은 지난달 31일 CFO 자격으로 중국 선전 본사에서 열린 2022년 연례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이 온 후 매화 가지가 눌려 있지만 봄이 되어 이미 햇살이 내리쬐고 있다”면서 “압력이 있지만 자신감은 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가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과 제재에 직면한 지난 몇 년을 전시 상황에 비유하며 이같이 말했다.
멍 회장은 또 “2022년은 화웨이가 위기 모드에서 벗어난 해”라며 “미국의 규제는 이제 우리의 뉴노멀(새로운 기준)이며 우리는 평소의 상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업으로서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과 환경을 바꿀 능력은 없다”며 “우리가 할 일은 그 환경에 적응하고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보여주듯 멍 회장이 지난해 실적 등을 공개한 선전 본사의 발표회장과 발표 자료 등은 온통 매화 사진과 장식으로 가득했다. 혹독한 겨울 추위와 매서운 눈보라를 이겨내고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를 전사적인 상징으로 삼으며 미국의 압력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전임 순환회장인 쉬즈쥔(徐直軍) 회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화웨이는 매화와 같다”며 “매화가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겪고 향을 풍기듯 우리가 직면한 압력은 상당하지만 우리는 곤란과 어려움을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멍 회장은 2018년 화웨이의 대이란 제재 위반과 관련된 혐의로 미국 법원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돼 3년 가까이 캐나다에 억류돼 있다 기소 연기 합의로 2021년 9월 중국에 돌아와 미국의 탄압을 이겨낸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화웨이의 경영 승계 1순위 후보로 꼽히는 그는 지난 1일부터 순회 회장을 맡아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지게 됐다. 화웨이는 3명의 부회장이 6개월씩 순회 회장을 맡아 경영을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그가 순회 회장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FO직을 겸하는 그의 순회 회장 임기는 9월30일까지다.
멍 회장은 경영 승계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회사의 신뢰를 한 개인에게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규칙은 순환 회장의 역할과 책임, 일정 등을 명시하고 있으며 저는 그 규칙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304021442001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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