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로 정치적 양극화 심화되는 美…"양측 모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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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됐다.
AFP통신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는 당파주의가 미국을 분열했다는 인식을 더욱 확고히 한다"고 평가했다.
야후-유고브 여론조사가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국 성인 10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州) 법원 대배심이 기소를 의결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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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아…법이 운명 결정"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역대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기소됐다. 이번 기소를 두고 누군가는 '필요한 조처'라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마녀 사냥'으로 규정한다. 미국 정치권을 보는 시각이 극단적으로 갈린 셈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는 가장 열렬한 지지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높고,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법률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더욱 약화하고 국가적 분열을 악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는 당파주의가 미국을 분열했다는 인식을 더욱 확고히 한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의 이러한 평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가 오히려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야후-유고브 여론조사가 지난달 30~31일(현지시간) 공화당을 지지하는 미국 성인 10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州) 법원 대배심이 기소를 의결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2%로 나타났다.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57%의 지지율로, 디샌티스 주지사보다 26%포인트(p) 앞섰다. 이는 같은 조사기관이 지난 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p 차이 난 것과 비교해 격차를 더 벌린 것이다.
인식 차이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 간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했을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퀴니피악 대학교가 기소 전날인 지난 29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지지자의 93%는 이번 대니얼스 사건에 대한 수사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고 본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66%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벤드빌트 대학의 로버트 탈리스 교수는 "트럼프의 기소는 두 정당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양측 모두에게 분노를 일으킬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상반된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공화당 내 라이벌, 즉 2024년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하고 나섰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기소는 정의보다 복수에 가깝다"고 말했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격노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도 "정치적 의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법률 시스템을 무기화하는 것은 법의 지배를 완전히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라며 "비(非) 미국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는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대배심은 사실과 법에 따라 행동했다"며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적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척 슈머 의원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는 모든 미국인과 동일한 법을 적용받는다". 정치가 아닌 법률 시스템과 배심원이 운명을 결정한다"며 "사건에 외부의 정치적 영향력, 위협 또는 간섭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지미 고메즈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나는 두 번이나 탄핵 위기에 처했던 이 전직 대통령이 우리 민주주의에 위협된다고 항상 믿어왔다"고, 코리 부시 하원의원(미주리)은 트위터에 기립 박수를 보내는 여성의 클립을 올렸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아직 의견을 표명하기 성급하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축하 분위기는 적어도 공개적으로 공유되고 있지 않으며,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봉인된 혐의를 보기 전에 성급히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고 애쓴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이며, 자레드 모스코비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은 "지금은 축하할 순간 아니고, 나라에 끔찍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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