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도 연 3%대···특례보금자리론 매력↓
최근 시장금리 하락,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 등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최저 연 3%대에 진입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
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는 지난달 31일 연 3.660∼5.856%로, 최저금리가 연 3%대 중반이다. 지난달 7일(4.660~6.430%)과 비교하면 최저금리가 약 한달만에 1%포인트 하락했다.
고정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락한 게 대출금리 내림세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일 4.564%를 기록했던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31일 3.965%로 0.6%포인트가량 내렸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융불안을 우려해 금리를 조기 인하하리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 국채와 한국 국고채 금리 등이 일제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 주요 시중은행은 ‘상생금융’을 위해 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하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수준을 또 한 번 낮췄다.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 내렸고, 신한은행이 0.4%포인트, 우리은행도 최대 0.7%포인트 인하했다.
고정금리가 연 3%대까지 내려오면서, 저금리를 특장점으로 내세웠던 특례보금자리론의 매력은 감소하고 있다. 정부가 실수요자의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고자 판매하고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이달 금리는 일반형이 연 4.15∼4.45%, 우대형이 연 4.05∼4.35%다.
저소득 청년, 신혼부부, 한부모·장애인 가구 등은 연 3.25∼3.55%에도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신청자 상당수는 4% 금리의 일반형이나 우대형에 해당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제외하면 시중은행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올가을 아파트 입주를 준비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는 “연초만 해도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청할 생각이 있었고, 내가 신청하기 전에 예산이 소진되면 어쩌나 걱정했다”며 “그런데 시중은행에서 연 3%대에 대출받을 수 있다고 하니,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고정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이어간다면 금융소비자들이 특례보금자리론을 선택할 유인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올해 말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품의 비중 목표치(71%)를 지난해보다 2.5%포인트 올렸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은행권이 경쟁력 있는 고정금리를 고객들에게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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