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인프라 투자 결실”…효성중공업,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낸다

2023. 4. 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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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전기 설비 수요 급증
유럽·중동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 증가
“시장 성장 따른 사업성 제고 기대”

효성중공업의 미국 법인 효성하이코(Hyosung HICO) 공장의 모습. [효성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국내 전력설비 시장 1위인 효성중공업이 전력망 인프라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 온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력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러한 투자가 결실을 맺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는 2021년 기준 연간 360조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연간 660조원 규모로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3조5101억원의 매출과 143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2021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231억원 늘어난 것으로, 글로벌 전력 시장의 신규 발전원 증가와 송배전기 수요 확대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변압기 생산 비용에서 최대 40%까지 차지하는 구리 가격이 전년대비 약 10% 하락했다. 무게와 크기로 큰 비중을 차지한 운임 역시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이상 하락하며 높은 수익성 제고도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먼저 주목되는 것은 세계 1위 전력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과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20년 인수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생산기지의 증설을 완료하고, 전력설비 교체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의 주력 제품인 100MVA(메가볼트암페어)급 이상의 변압기를 미국 에너지부는 대형변압기(LPT)로 통칭된다. 미국 송배전 전력의 90%는 LPT를 통해 전달되고 있는데, 현재 미국 내 설치된 LPT의 70%는 25년 이상 연한이 도래했다. 보통 대형변압기의 수명을 30~40년으로 감안하면 향후 지속적인 교체 수요가 기대된다.

또한 미국은 최우선 국정과제로 탈탄소화(Net-Zero)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태양광, 풍력 발전 및 송배전 설비가 발주 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한 효성중공업도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유럽, 호주 등지에서 에너지 분야의 기술력을 통해 ‘종합 엔지니어링&솔루션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노르웨이·스웨덴 등 유럽 각국으로의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0년 아이슬란드 최초로 245kV(킬로볼트) 디지털 변전소에 가스절연개폐기를 수주한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고객의 니즈 변화에 맞춰 디지털 가스절연개폐기를 독자 개발하였고, 아이슬란드 전력청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경우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 아래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80퍼센트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효성중공업은 호주에서 10여년간 기자재를 납품하면서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였으며, 이 평판을 기반으로 뉴사우스웨일즈주의 전력청인 ‘트랜스그리드(Transgrid)와 500kV 변압기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프리카 시장에서 효성중공업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 에티오피아 등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네트워킹을 형성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에티오피아 전력공사(EPP)와 ‘에티오피아 남부 국가전력망 확충사업’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해 5월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전력청이 발주한 1700억원 규모의 대형 에너지저장장치 구축 사업도 수주에 성공했다.

최근 중동은 석유 의존형 경제구도에서 산업 다각화 및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로 개편을 위해 에너지원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 정책의 핵심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총 사업비 650조원)와 리야드 인근(서부) 관광시설 조성 프로젝트인 ‘디리야 프로젝트(총 사업비 26조원)’, 홍해 관광단지 조성 프로젝트인 ‘홍해 프로젝트(총 사업비 23조원)’, 리야드 남서 지역 대규모 복합 단지 건설 프로젝트인 ‘키디야 프로젝트’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력기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효성중공업은 기존 발전소와 변전소에 공급되는 초고압변압기, 가스절연개폐기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적인 BESS(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과 전력망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무효전력 보상장치 등 모든 전력 기기에 대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아울러 유럽에는 전력사업 관련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워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재 유럽 R&D센터 건립을 위한 TF(태스크포스) 조직이 신설돼 설립 위치 및 구체적인 운영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효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을 198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52억원(38.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관련 수주 실적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제조법인에서도 수주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효성중공업이 설치한 발전소용 362kvs 가스절연개폐장치의 모습. [효성중공업 제공]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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