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쓴맛 본 한샘의 승부수···“DT로 새로운 50년 시작”

이완기 기자 2023. 4.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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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1위 한샘 20년 만에 연간 마이너스 성과
부채비율 등 악화에 땅 팔고 인건비 줄여
디지털 전환 속도 전통 가구서 리빙테크 도약
김진태 대표 “2분기 실적 나쁘지 않을 것”
“지금은 투자로 경쟁력 갖출 절호의 찬스”
김진태 한샘 대표 / 사진 제공=한샘
[서울경제]

한샘(009240)의 지난 50년이 챕터원(chapter 1)이었다면, 앞으로 50년은 챕터투(chapter 2)가 될 것입니다.”

김진태 한샘 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밝힌 포부다. 김 대표의 이런 말과 같이 국내 가구 1위 업체로 평가받는 한샘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전략들을 최근 하나둘 꺼내 보이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 인수된 지 1년을 맞은 한샘이 기존의 모습을 떨쳐내는 대신 ‘IMM 색깔’을 본격적으로 입혀나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의 충격을 맛본 한샘이 새로운 전략과 함께 위기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특히 한샘의 새로운 시도들은 대규모 비용 집행이 불가피한데 불황 속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평가 또한 나온다.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 / 사진 제공=한샘

◇50년 역사의 한샘, 디지털로 승부수=IMM의 한샘이 가장 힘을 쏟는 분야 중 하나가 디지털 전환이다. 전통적 제조·유통 기업 대신 ‘리빙테크’로 도약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최근 자사몰 ‘한샘몰’을 개편해 대중에게 크게 알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새로 선보인 한샘몰은 다양한 리모델링 시공 사례를 제공하는 한편 계약에서 AS까지 투명하게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 측은 이 플랫폼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부동산·홈인테리어 부문 1위에 올랐다는 소식도 알렸다. 여기에 오프라인 매장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30일 공개한 ‘한샘디자인파크 송파점’은 관련 전략을 나타내는 곳으로 보인다. 이곳은 상품 전시 중심의 기존 매장을 체험, 소통의 공간으로 바꿨다는 특징을 지닌다. 김 대표는 “온·오프라인의 심리스(Seamless)한 고객 경험을 전달하려고 하는데 지금은 시작일 뿐”이라면서 “한샘몰은 1.0이고 디자인파크 송파점은 기존 매장에 이은 2.0”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동 등에서 버전 3.0을 시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자 충격에 땅도 팔고 인건비도 아꼈다=매출 회복을 위한 몸부림으로도 평가된다. 지난해 한샘의 매출은 2조 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32%나 빠졌다. 이와 함께 영업손실 216억 원, 당기순손실 713억 원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금리 상승과 함께 주택 경기가 냉각되자 직격탄을 입은 셈이다. 이에 각종 성과·재무 지표는 악화하는 양상이다. 영업이익률은 IMM PE에 인수되기 전인 2021년 3.1%에서 지난해 -1.1%로,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9.2%에서 -16.0%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순이익이 적자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채는 654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6억 원 늘었고, 부채비율도 100.5%에서 146.9%로 높아졌다. 장단기 차입금도 534억 원에서 779억 원으로 증가해 차입금의존도가 8.6%에서 18.2%로 뛰었다. 매출채권 회수기간도 약 19.6일로 전년 13.3일 보다 길어졌다, 그만큼 외상값을 받기까지 기간이 길어졌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론 심각한 위험 수준이라고 평가하긴 아직 이르다”면서도 “부동산 경기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아 불리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 한샘은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인건비를 줄이는 등 군살 빼기에 나선 상태다.

◇실적 반등, 가능할까?=업계와 시장의 관심은 한샘의 반등 여부와 시기다. 김 대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외부 경기를 단정적으로 말하긴 섣부르다”면서도 “1월보다 2월이, 2월보다 3월이 낫고 2분기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경기가 나아진다면 좀 더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지 않을까싶다”고 했다. 특히 대대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도 향후 본격적 반등을 위한 준비 단계로 평가했다. 김 대표는 “경쟁사들이 위축되고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지금이 투자를 통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제품 개발과 오프라인 매장 혁신 디지털 전환 등 달라진 한샘에 대한 투자를 아낄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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