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금요일에 무너진다”

송경재 2023. 4. 2.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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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상황에서 은행들이 무너지는 때는 주로 금요일에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비즈니스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국제금융시장 소식과 관련한 분석을 내놓는 '더 코베이시 레터(TKL)'의 분석을 인용해 은행 붕괴는 금요일에 일어나는 일이 잦다고 전했다.

은행 붕괴가 금요일에 집중돼 있는 것은 사실 당연하다.

그렇다고 은행이 금요일에 붕괴한다는 것이 공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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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위기에 몰린 은행들이 붕괴되는 때는 주말인 금요일에 집중된다고 CNN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10일 붕괴해 미국과 유럽, 전세계에 은행위기 불안을 일으켰던 미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지점에 은행 폐쇄 안내문이 붙은 채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로이터뉴스1

금융위기 상황에서 은행들이 무너지는 때는 주로 금요일에 집중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비즈니스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국제금융시장 소식과 관련한 분석을 내놓는 ‘더 코베이시 레터(TKL)’의 분석을 인용해 은행 붕괴는 금요일에 일어나는 일이 잦다고 전했다.

은행 붕괴, 금요일에 집중

TKL에 따르면 우선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무너진 초대형 은행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라더스가 모두 금요일에 문을 닫았다.

베어스턴스는 2008년 3월 14일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고,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을 선언하기 하루 전(거래일 기준) 마지막 거래일이 2008년 9월 12일이었다.

3월 14일, 9월 12일 모두 금요일이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은행 붕괴로 기록된 워싱턴뮤추얼(WaMu)이 파산한 날도 금요일이었다. 2008년 9월 26일이다. 비록 파산보호 신청 하루 전인 25일 장 마감 뒤 금융당국이 개입해 자산을 동결했지만 파산한 날은 금요일이다.

이번 은행위기도 그랬다.

미 역사상 자산 규모로 WaMu에 이어 2위 은행 붕괴였던 실리콘밸리은행(SVB) 자산을 금융감독당국이 동결한 날 역시 지난달 10일로 금요일이었다.

같은 날 뉴욕 시그니처은행은 예금 인출 규모가 100억달러를 기록하며 뱅크런에 몰렸고, 이틀 뒤인 12일인 일요일 금융감독당국이 자산을 동결했다.

그 여파로 대서양 건너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딧스위스(CS)가 흔들리자 붕괴를 막기 위해 스위스 금융당국이 개입했다. 스위스 금융감독 당국이 부추겨 UBS가 인수에 나선 날이 SVB 붕괴 1주일 뒤인 지난달 17일로 역시 금요일이었다.

패닉 줄이려 금요일 택해

은행 붕괴가 금요일에 집중돼 있는 것은 사실 당연하다.

은행 붕괴가 부를 패닉을 줄이기 위해 금융감독 당국이 시기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주말 이틀 동안 시장을 진정시킬 대응책을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 당국이 은행 붕괴 시기를 주로 금요일로 잡는 이유다.

미 은행 인수합병(M&A)을 감독하는 곳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데이비드 바 대변인은 은행들 대부분은 주말 동안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은행이 금요일에 사업을 접으면 FDIC는 60시간을 벌 수가 있다고 말했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과 비슷한 작업이 그때부터 벌어진다.

바 대변인은 금요일에 은행 영업을 정지시키고 나면 곧바로 45~60명으로 구성된 대응팀이 은행에 파견되고 프린터, 컴퓨터, 복사기, 박스 등 관련 집기들도 비치된다면서 현장에서 단출하게 꾸려진 팀이 신속하게 작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대응팀은 종종 밤을 새워가며 은행 계정을 파고, 돈 될 만한 자산을 찾는다. 최종 목표는 은행 회계장부와 자산을 투명하게 만들어 가능하면 새 주인이 들어선 은행이 월요일에 문을 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외는 있어

그렇다고 은행이 금요일에 붕괴한다는 것이 공식은 아니다.

바는 문제가 갑작스레 불거지면 주중 아무 때나 은행 붕괴 사건이 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1999년 퍼스트내셔널뱅크오브키스톤(FNBK)은 수요일에 무너졌다.

바는 당시 은행에 엄청난 부정이 있었고, 은행 자산 절반이 사라진 상태였다면서 FDIC가 결국 수요일에 은행 문을 닫게 해 1주일 뒤 화요일부터 미지급금을 해결하기 위한 수표를 발행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 주 월요일은 노동절로 쉬는 날이었다.

다만 그는 FNBK처럼 주말이 아닌 주중에 은행 영업을 정지시키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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