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잘 됐으면 하는 선수' 이종호, 드디어 골..."팬들에게 죄송했어요"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성남)] 이종호가 드디어 골 맛을 봤다. 이기형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이종호가 골을 터트리면서 성남FC 공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성남은 4월 1일 오후 4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5라운드에서 충북청주에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성남은 3월 1일 안산 그리너스전 이후 한 달 만에 리그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이종호 선제골이 컸다. 전반 2분 심동운 크로스를 헤더 득점으로 연결하며 성남에 리드를 안겼다. 성남은 올 시즌 내내 내용이 좋아도 득점이 잘 터지지 않아 고전했다. 이종호의 빠른 선제골은 성남 경기 운영에 도움이 됐다. 이종호 골 이후 크리스 득점이 터졌다. 조르지에게 실점한 뒤 크리스 득점이 또 나왔다. 이승재가 후반 추가시간 골을 넣었지만 승리는 성남 몫이었다.
승리만큼 이종호 득점은 성남에 값진 일이다. 이종호는 이기형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축구에 딱 맞는 공격수다.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많이 움직이고 공간 침투도 능하며 득점력까지 갖췄다. 최근 들어 골이 적어 아쉬움이 남았다.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열심히 하지만 골이 없어 성남 팬들과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선 '잘 됐으면 하는 선수'로 불렸다.
드디어 시즌 첫 골이 나왔고 팀은 이겼다. 이종호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는 경기였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이종호는 "성남은 승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위권을 따라가야 하는데 더 승점차가 벌어지면 안 됐다. 팀원 모두와 감독님까지 해서 힘을 합쳐 이겼다. 많이 오신 팬들의 응원도 도움이 컸다. 그 성원에 보답을 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같이 인터뷰에 나선 크리스를 두고는 "이 친구가 오자마자 한국 문화를 가르쳤다. 내 이름을 각인 시켰다. 복덩이가 온 느낌이다. 첫날 훈련을 했을 때 이 친구를 살리면 내가 살겠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여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크리스를 살리면 나한테도 기회가 올 거고 팀 공격에 도움이 많이 될 거란 생각이다. 크리스와 더불어 패트릭, 데닐손 외인이 합류해 효과가 큰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종호가 말한 한국 문화는 무엇일까? 이종호는 "오자마자 형, 동생이라는 위계 질서가 중요하니까 종호 형이라고 꼭 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되게 재밌게 받아주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는 웃으며 "종호 형은 좋은 선생님이다. 많이 가르쳐주는데 잘 알지는 못한다"고 답했다.
득점 후 이종호는 동료들, 벤치가 아닌 관중석을 향해 달려갔다. "딸이 까오를 좋아해서 딸한테 세리머니를 해주고 싶었다. 혹시 감독님이 자기한테 안 왔다고 서운하다고 하셨나? (그건 아니다) 딸한테 세리머니를 하고 바로 감독님한테 갔다.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내내 득점이 터지지 않았던 건 이종호에게 스트레스였을 수도 있다. 이종호는 "내가 골을 안 넣어도 동료들이 골을 넣을 수 있게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모든 공격수들이 골고루 골을 넣었으면 한다. 골이 안 나와서 팬들에게 죄송하기는 했다. 주변에서 날 향한 응원이 느껴지는데 골이 안 나와 걱정을 하고 답답하긴 했다. 그래도 준비 과정이 워낙 좋았기에 언제든 터질 거란 기대감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도 그렇고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 좋은 말씀 해주시면서 축구적으로 대화했다. 그렇다 보니 축구가 더 재밌어졌다. 골과 함께 팀 승리를 해서 기쁘다. 더 많이 넣고 싶다"고 덧붙였다.
팬들에겐 "오늘 관중들이 많이 오셨다. 함성 소리를 들으면 집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편안하다. 함성 소리 속에서 뛰면 동기부여도 많이 생긴다. 경기력과 승리로 보답을 할 테니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달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사진=성남FC,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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