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장 침체·닷컴 버블 붕괴…잡스의 위기돌파 전략은 ‘OOOO’ [오기자의 테크株 흥망사]

오대석 기자(ods1@mk.co.kr) 2023. 4. 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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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버블 붕괴 시기의 애플 주가
한 번의 성공으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성공궤도에 오른 기업이 계속 궤도를 유지하려면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한데요. 특히 변화 속도가 빠른 정보기술(IT) 분야의 사업이라면 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빅테크’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 때 인터넷 세상을 점령했던 ‘야후’처럼 추억으로 남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전 시간까지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해 어떻게 침체기를 극복했는지 말씀드렸는데요. 1997년 위기를 넘긴 애플의 뒤에는 꽃 길만 있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엔 애플만의 위기라기보단 구조적인 위기가 찾아오기 시작하는데요. 바로 2000년대 들어 PC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한 겁니다.

2000년대 들어 PC 시장이 성장이 둔화되고,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저하 등 여러 문제가 터져나오기 시작합니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직면한 또 다른 문제점은 후발주자인 아시아 기업들이 치고나오면서 ‘레드오션’이 됐다는 겁니다.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게 됐고요.

이를 기점으로 PC 업계에서 수차례 지각변동이 일어납니다. 2001년 컴팩이 HP에 인수됩니다. 이어 2005년 중국 레노버가 PC의 종가를 자처하던 IBM의 PC 사업 부문을 사들입니다. 2007년에는 대만 PC업체 에이서가 미국 게이트웨이를 인수합니다. 백지화되긴 했지만, 2011년에는 HP도 PC 사업 매각 계획을 발표합니다.

[사진제공=AFP연합]
반면, 잡스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PC가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을 거라고 본 겁니다. PC가 여전히 중심을 차지할 거라는 시각을 유지하며, 오히려 음악과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디지털로 소비하는 트렌드에 주목했습니다. 카메라와 MP3 플레이어 등 기기들을 아우르는 ‘디지털 허브’로서 PC를 중심축으로 삼고,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 겁니다. 오히려 PC용 소프트웨어까지 기존 제품의 편의성을 대폭 높이는 작업에 집중합니다.

물론 이 같은 전략은 애플만 구사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잡스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등 모든 걸 다 갖추고 있는 회사는 우리뿐이다”며 “다른 회사들은 할 수 없지만, 우리는 사용자 경험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PC 산업의 문제뿐 아니라 대외 상황도 나빠집니다. 2000년은 닷컴 버블이 붕괴되며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촉발된 해였습니다. 특히나 이전까지 버블의 수혜를 누리던 IT 기업들에겐 매우 힘든 해가 되었는데요. 애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2000년 3월 1.21달러(액면분할 반영) 수준이던 애플 주가는 그해 0.27달러 수준으로 폭삭 주저앉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줄이는 반면, 잡스는 오히려 투자를 통해 이를 정면 돌파하기로 결심합니다.

잡스는 “모든 기업들이 투자를 줄일 때 투자를 통해 침체기를 돌파하기로 했다”며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한 것은 침체기가 끝났을 때 경쟁자들보다 한참 앞서나가기 위해서였다”고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같은 관점과 전략의 차이가 현재 애플의 위상으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2000년에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또 다른 혁신의 아이콘이 된 ○○○이 탄생하게 되거든요. 다음 시간에는 이 같은 전략 하에 애플의 대표 제품군이 되었던 ○○○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효과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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