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카카오 주가를 밀어올릴 바로 이 ‘사업’ [홍키자의 빅테크]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4. 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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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메신저 회사 카카오의 ‘2023년 상반기 기업집단 설명서’가 나왔습니다. 지난해부터 발간한 이 설명서는 카카오가 수많은 계열사를 통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한 눈에 보여줍니다.

백 개가 넘는 계열사로 ‘문어발 사업’ 한다고 비판받았던 카카오인데, 현재도 카카오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본사를 포함해 총 126개입니다. 여전히 많긴 합니다. 지난해 4월 139개에서 13개를 줄인 것이니, 그래도 사업 가지치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방어할 순 있을겁니다.

좀 더 보면 카카오가 그리는 그림이 명확해집니다. ‘IP-IT 결합 통한 글로벌 문화 생태계’ 카테고리로 분류되는 회사가 69개 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이 이 카테고리에 속하죠. 이 69곳 중에서도 44곳이 카카오엔터와 산하 회사입니다. ‘비욘드 코리아’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몸집 키우기로 봐야한다는 겁니다.

한국을 넘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함이라는 것인데, 웹툰과 웹소설, 게임 등 콘텐츠 IP(지적재산권)를 기반으로 전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는 콘텐츠 IP 사업의 밸류체인 구축에 집중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인수 및 투자한 소속 회사들의 자유로운 경영을 보장하고 창작자 및 아티스트들이 자율적으로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죠. 최근 인수한 SM엔터도 같은 얘기죠. 전 세계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홍역을 치러야 했던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신사옥의 모습.
왜일까요? 카카오의 핵심 주력 사업은 바로 메신저 기반 사업입니다. 메신저 시장의 침투율은 국내서 92%에 달하죠. 단순 계산해도 노년층과 유소년층을 제외하곤 국민 전부가 카카오톡을 쓰죠. 그러니 ‘국내용’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카카오가 국내용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해외에 진출하는 것인데, 해외 진출의 핵심 카드로 ‘콘텐츠 IP’를 내세우고 있는 겁니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볼 수 있죠.

다만 카카오가 국내용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글로벌에서 몸집을 키우거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사실 비용입니다. 콘텐츠 자체로 수익성이 높지가 않습니다. 수급 비용이 꽤 들죠. 콘텐츠를 아무리 열심히해도 매출이 확 늘어나지 못하는 이유죠.

다만 콘텐츠는 상단이 열려 있는 분야이긴 합니다. 단 하나의 콘텐츠가 터지기만 하면, 흥행이 되고 전 세계서 알려지기만 하면 말 그대로 돈 벌어들이는 하마가 될 수 있는 거죠. 1차 저작물 이외에 2차, 3차 저작물로 확장되면서 돈을 버는 구조가 짜여지는 겁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정말로 대표적인 예가 돼 버렸죠. 300억원 들여서 1조24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망하기 직전까지 내몰렸던 게임회사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게임 하나로 몇조원을 벌어들인 것도 대표적인 예입니다.

위 두 사례는 전례없는 결과이긴하고요. 수작을 만들어내기전까지는 모두 비용이죠. 몸집을 키우고, 마케팅하는데 끊임없이 돈을 들여야합니다.

사업의 본질은 ’광고‘와 ’커머스‘
그렇다면 일단 비용을 감당할 돈을 실제로 벌어들일 곳은 어느 곳일까요? 결국 카카오톡입니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에 에너지를 써야 돈을 벌겠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체류하는 플랫폼 위에 광고를 하고, 물건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니 결국은 ’광고‘와 ’커머스‘입니다. 사실 플랫폼 기업의 본질이 광고와 커머스죠. 플랫폼 기업이 돈을 버는 방법은 심플하게, 물건 팔 공간위에서 물건을 팔고,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들의 눈에 잘 띄게 광고를 곳곳에 잘 배치해야 하는 겁니다.

현재는 자리에서 물러난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가 지난 8월 실적발표 자리서 이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강점과 본질을 명확히 하자는 기조를 세웠고, 이는 광고와 커머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고요.

지금의 상황과 달라진 게 있나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더 커졌고, 글로벌 경기는 ’잃어버린 10년이 온다‘는둥 위기가 증폭되고 있죠. 그러니 결국 상황이 나빠지면 신사업 등에 대한 비용은 줄이게 되고, 핵심 비즈니스를 더 키울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KB증권이 낸 리포트를 보면, 카카오가 카카오톡 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면 올해 카카오 톡비즈 부문 매출액 성장률이 22.5%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톡비즈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죠. 비즈보드·카카오톡 채널·이모티콘 등을 활용한 광고형이 있고, 카카오 선물하기 등 커머스를 활용한 거래형 등이 있습니다.

압도적인 메신저앱 시장 침투율(92%)이지만, 디지털 광고 시장 점유율은 15%,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입니다. 점유율이 너무 낮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여전히 개선할 여지가 많아 성장할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카카오톡 쇼핑탭 개편.
카카오의 커머스는 꾸준히 성장중입니다. 지난해 4분기 선물하기 톡스토어와 메이커스, 지그재그, 그립을 포함한 카카오커머스의 통합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했고 2022년 연간 거래액도 전년 대비 17% 성장했죠.

올해는 명품 패션과 뷰티뿐만 아니라 소비력이 높은 중장년층들이 애용하는 식품 카테고리에서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리미엄 라인업이 결국 마진이 남는 것이죠. 박리다매로 팔아야 하는 물, 화장지 등 상품은 이미 쿠팡과의 경쟁에서 비교가 안되기 때문에, 이제는 내가 원해야 구매할 수 있는 상품들에서 승부를 봐야만 합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네번째 탭인 ’쇼핑탭‘을 새로 단장하기도 했습니다. 화면 상단에 홈, 랭킹, 라이브, 뷰티, 식품 탭을 마련해 카카오톡 선물·쇼핑하기, 카카오쇼핑라이브, 메이커스에서 제공하는 상품들을 주제별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랭킹 탭에선 시간대별 인기 상품을 보여줍니다. 패션, 뷰티, 식품, 생활용품 등 각 카테고리별 인기 순위 100위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무엇을 사고 있나’는 궁금증에 클릭하다보면 체류시간이 늘죠. 체류시간이 늘때 곳곳에 광고가 눈에 들어올 것이고요.

“더 많은 중소판매자 모셔와야”...카카오의 ‘고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카카오 사옥 앞을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톡비즈 사업 중 기업 광고가 핵심이 되는 톡채널 사업은 결국 소수의 대기업보다 작은 단위의 판매자들을 더 많이 모셔와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1%의 광고주가 70%의 매출을 견인하는 구조는 영속할 수 없죠.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조금만 나빠져도 일단 광고비부터 줄이는 게 현실이니까요.

중소 판매자들이 많아야하는데,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 혜택을 늘리며 중소 판매자를 모셔온 것도 결국엔 작은 단위의 광고에서 꾸준한 수익을 내기 위함도 있죠.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지난 2월 실적발표자리서 한 얘기도 딱 이 얘깁니다. 홍 대표는 “광고 예산의 축소나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광고 예산이 아닌 마케팅 예산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할인·마일리지·쿠폰 등 마케팅 활동을 잘 알릴 수 있는 채널이 톡채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죠.

홍 대표는 2018년부터 카카오커머스를 맡아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을 4배 이상 늘린 장본인입니다. 카카오 사업의 본질인 커머스와 광고를 확대하는 때에 커머스파트를 오랜 시간 맡아온 사람이 회사 수장으로 앉아있는 것 자체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몇일 전 홍 대표가 카카오 주주총회에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5만주를 받은 것 자체로 일부 비판도 제기됐죠. 그런데 달리보면 스톡옵션은 주가가 올라야 행사할 수 있는 겁니다. 홍 대표도 이를 의식하고 “좋은 경영진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스톡옵션 지급이 필요하다”면서 “재직 기간 중 주가가 2배로 오르지 않으면 (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죠. 곤두박질친 카카오 주가를 올려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죠.

결국 올해 카카오 주가의 성패는 커머스가 될 것입니다. 커머스가 얼마나 성장하느냐가, 사업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는 방법일겁니다.

‘홍키자의 빅테크’는 플랫폼, 테크, 유통, 이코노미와 관련된 각종 이슈 뒷얘기를 파헤칩니다. 지금 홍성용 기자의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깊이가 다른 콘텐츠를 매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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