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승리한 이승엽 두산 감독 “정말 의미있는 승리”[스경X인터뷰]
이승엽 두산 감독이 데뷔전부터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두산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호세 로하스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12-10으로 승리했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선수 때와는 확실히 틀린 것 같다”면서 “선수들에게 4월1일부터 전력으로 하려고 준비한 만큼 헛되지 않게 하자라고 말했다. 스태프들은 선수들 편이니까 어떤 과정이든 도와주겠다고 했다. 선수들은 마음껏 필드에서 뛰면 된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일단 오늘은 이기고 싶다”라며 마음을 다지기도 했다.
쉽지 않은 승리였다. 경기는 장장 4시간 43분동안 펼쳐졌다.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가 갈렸다. 연장 11회초 롯데가 1점을 뽑아냈지만 두산은 1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이 출루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이어 허경민이 중전 안타를 쳐 무사 1·3루의 기회를 만들었고 호세 로하스가 롯데 문경찬의 초구 137㎞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며 경기를 끝냈다.
이 감독은 같은 날 삼성을 상대로 이긴 강인권 NC 감독과 함께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사령탑이 됐다. 역대 28번째, 구단으로서는 4번째 나온 기록이었다.
로하스의 개막전 끝내기 홈런은 리그 역대 4번째이자 베어스 최초의 기록이다. 1982년 이종도(MBC), 2008년 정상호(SK), 2015년 서건창(넥센)에 이어 네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힘들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승리하고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정말 의미있는 승리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도 반성할 부분을 짚었다. 이 감독은 “선두타자 볼넷이 5개나 나왔다. 사구가 10개가 넘었다”며 “앞으로 143경기가 남았다. 많은 상황이 나오겠지만 실수를 줄여나가야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생각지도 않은 출루를 허용하면 수비수들이나 모든 사람들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개선해나가야한다”고 밝혔다.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4이닝만에 강판된 것도 생각지 못한 변수였다. 이 감독은 “오랜만에 하는 등판이었고 분명히 본인도 긴장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등판에서 좋은 피칭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겠다”고 감쌌다.
승리 후 축하 꽃다발도 받고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했던 이 감독은 “선수 때보다 지금은 좀 더 애틋한 것 같다”고 말했다. 승리 기념구를 이날 홈런을 친 로하스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로하스가 첫 홈런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43경기 남았다”며 남은 레이스도 전력질주할 계획임을 밝혔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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