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 야구" 이승엽, 감독 데뷔전서 4시간43분 혈투 끝 승리

이상철 기자 2023. 4. 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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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끝내기 스리런포' 롯데 12-10 제압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개막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4.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사령탑 데뷔전에서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두산 팬들에게 감동적인 첫 승을 안겼다.

이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에서 4시간43분 혈투 끝에 12-10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9-8로 리드한 9회초 1점 차 리드를 못 지키더니 11회초 역전을 허용,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호세 로하스가 11회말 역전 끝내기 스리런포를 터트려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 '영원한 홈런왕'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 감독은 이 경기를 통해 사령탑 데뷔전을 치러 큰 관심을 모았다. 이 감독은 "선수 첫 경기는 선발 라인업에 제외돼 졌지만 (사령탑 데뷔전인) 오늘 경기에선 '스타팅' 감독"이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그리고 이 감독의 각오대로 두산은 롯데를 꺾고 승리를 쟁취했다. 특히 이 감독이 "감동을 주는 야구, 포기하지 않는 야구, 기본을 지키는 야구를 하겠다"고 밝혔던 대로 두산은 끈끈한 야구를 펼쳐 4년 만에 매진을 이룬 홈 개막전에서 두산 팬들을 웃게 했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개막 경기, 두산 로하스가 연장 11회말 무사 1,3루에서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3.4.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날 두산의 출발은 좋았다. 1회말 타선이 댄 스트레일리를 흔들며 3점을 뽑았다.

정수빈의 안타와 허경민의 볼넷, 스트레일리의 폭투로 무사 2, 3루 기회를 잡았고 호세 로하스의 2루수 땅볼 때 3루 주자 정수빈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따냈다.

이어 김재환이 볼넷을 골라 1사 1, 3루가 됐고 타석엔 돌아온 안방마님 양의지가 섰다.

2018년 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로 떠났던 양의지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6년 152억원 조건으로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고 다시 두산으로 복귀했다.

양의지는 홈 플레이트 뒤와 1루 관중석을 향해 헬멧을 벗고 고개 숙여 인사하더니 곧바로 스트레일리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2타점을 올렸다. 다만 양의지는 1루를 돌아 2루까지 뛰려다 횡사했다.

흐름이 끊긴 탓일까. 두산이 주도하던 흐름이 조금씩 롯데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는 2회초 전준우에게 실투를 던졌다가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그래도 두산은 달아날 기회가 있었지만 최악의 결과를 냈다. 2회말 1사에서 김인태와 이유찬의 연속 안타가 터지며 롯데를 압박했다. 그러나 정수빈이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쳐 찬물을 끼얹었다.

타선이 막히자 마운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알칸타라는 4회초 1사에서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안권수와 정수빈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아 3-4 역전을 허용했다.

2020년 KBO리그에서 20승을 거두고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알칸타라는 복귀전에서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4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선발 알칸타라가 1회초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3.4.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불펜을 조기 가동한 두산은 달아오른 롯데 타선을 잠재우지 못했다.

김명신이 1사 만루에서 안권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공을 이형범에게 넘겼다. 이형범은 이 고비에서 안치홍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더니 잭 렉스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맞았다. 순식간에 3-7로 벌어졌다.

이형범은 6회초에도 1사 3루에서 노진혁의 번트에 추가 실점을 했다. 1루수 양석환이 타구를 잡아 홈으로 송구, 포수 양의지가 이를 잡아 태그했지만 3루 주자 고승민의 손이 더 빨리 홈을 터치했다. 공식 기록은 희생번트 야수선택이었다.

롯데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해 답답한 흐름 속에 3-8로 끌려가던 두산은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7회말 양석환의 몸에 맞는 볼과 김인태의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고 이유찬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다.

두산은 허경민의 1루수 파울플라이로 2사 1, 2루가 됐지만 로하스의 1타점 우전 적시타로 롯데를 계속 압박했다. 그리고 4번타자 김재환이 바뀐 투수 구승민의 스플리터를 때려 3점 홈런을 쏘아 올렸고, 스코어는 8-8 동점이 됐다.

롯데는 7회말에만 이진하, 김도규, 김상수, 구승민 등 4명의 투수를 투입했으나 두산의 화력을 막아내지 못했다.

김재환의 한 방으로 흐름은 두산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두산은 8회말 기어코 전세를 뒤집었다.

선두 타자 양석환이 볼넷을 골라 출루하자 이 감독은 대주자 조수행을 투입했다. 발 빠른 조수행은 투수 구승민의 견제 실책을 틈 타 2루에 갔고 김인태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안착했다. 이후 이유찬이 스퀴즈 번트를 시도해 3루 주자 조수행을 홈으로 불러들여 9-8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두산은 9회초 마무리 투수 홍건희가 1점 차 리드를 못 지키면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개막 경기, 두산 로하스가 연장 11회말 무사 1,3루에서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친 후 환호하고 있다. 2023.4.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팽팽한 균형은 11회초에 깨졌다. 두산은 이병헌이 안권수의 볼넷과 안치홍의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고 렉스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9-10이 됐다.

패색이 짙던 두산은 11회말 기적을 일궜다. 정수빈과 허경민이 롯데의 9번째 투수 문경찬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치며 무사 1, 3루 기회를 잡은 것. 그리고 타석에 선 로하스가 문경찬의 초구를 공략,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날리며 4시간43분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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