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죽음 안내하는 'MZ 장례지도사'…"학생 70%는 2030"
[앵커]
장례식장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의 마지막을 안내하는 장례지도사. 죽음을 다루는 직업이라 막연히 중년 이상의 세대가 많을 것 같지만, 요즘 장례지도사의 상당수는 이른바 MZ세대라고 합니다.
이들이 장례지도사의 길을 걷고 도전하는 이유, 서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인이 가장 편안하고 아름답게 떠나실 수 있도록, 유족은 그런 고인을 온전히 배웅할 수 있도록 곁에 함께 있어주는 사람이 바로 앞으로 여러분이 되실 '장례지도사'입니다]
'젊은 얼굴'이 고인의 장례를 지도하는 모습, 드라마 속 일만은 아닙니다.
장례지도사 박현아 씨는 지난 1년 동안 약 100여 명의 고인의 마지막을 안내했습니다.
시신을 닦고 수의를 입혀 제를 올리는 것까지.
죽음을 능숙하게 다루는 장례식장이 그의 첫 일터입니다.
[박현아/장례지도사 :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최근 1년 동안 (들은 횟수가) (그전) 26년 동안 들은 것보다 더 많이 들은 것 같아요.]
젊은 장례지도사 비중은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경기 지역에서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딴 사람의 42%는 2030세대입니다.
장례지도사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은 실제 지도사를 길러내는 문화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습이 한창인 한 서울의 장례문화원.
마스크 너머로 앳된 얼굴들 보입니다.
[김종호/장례문화원장 : 젊은 분들이 거의 70% 가까이 응시를 하고 있어요.]
최근 늘어난 젊은층의 관심 배경에는 '적지 않은 소득'과 '직업 안정성'이 있습니다.
[김종호/장례문화원장 : 입문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입문해놓으면 노후가 보장되는, 영원히 자기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
[윤수민/장례지도사 : 정년퇴직 같은 경우 일반 직장에 비해 나이가 들어도 오랫동안 일할 수 있어서…]
이른바 '웰다잉'에 대한 높아진 관심도 또다른 원인입니다.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MZ 세대가 피하기보단 대응하는 법을 찾아 나선 것이란 시각입니다.
[원영선/장례문화원 수강생 : 이 직업이 가지는 강점은 죽은 사람이든, 산 사람이든 진심으로 정성을 다한다는 점.]
[박현아/장례지도사 : 친구가 먼저 떠난 경험이 있어요. (그 죽음이) 너무 익숙해지지 않는 거예요. (엄마가) 그건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괜찮은 척하는 거야. 다 안 괜찮고 힘든 게 당연한 거야. 그런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보다 값진 일은 없겠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 영상그래픽 :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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