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반 넘는 혈투, 로하스 끝내기로 이승엽 감독 데뷔전 승리[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3. 4. 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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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개막전부터 펼쳐진 치열한 연장 승부의 승자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호세 로하스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12-10으로 승리했다. 이날 데뷔전을 치른 이승엽 두산 감독은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선취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1회말 정수빈의 좌전 안타, 허경민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2루에서 호세 로하스 타석 때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폭투를 틈타 주자들이 한 루씩 진루했다. 로하스는 2루수 방면 땅볼을 쳤지만 그 사이 3루주자 정수빈이 홈을 밟으면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김재환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3루에서 지난 겨울 다시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가 타석에 섰다. 양의지는 팬들 앞에서 헬맷을 벗고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뒤 타격에 임했다. 그리고 좌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정작 본인은 2루로 진루하지 못하고 런다운에 걸려 2루수에 태그아웃됐지만 2점을 뽑아낸 귀중한 안타였다.

롯데는 2회 전준우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4회 1사 만루에서 안권수의 2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안치홍의 1타점 적시타를 묶어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를 이어 5회에는 2사 만루에서 안치홍이 바뀐 투수 이형범을 상대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고 잭 렉스가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쳐 7-3으로 달아났다.

스트레일리는 야수들이 만들어둔 리드를 5이닝 동안 지켰고 6회부터는 불펜을 가동했다.

이태연이 6회 마운드에 올라 김재환-양의지-강승호로 이어지는 세 명의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7회 두산은 롯데의 불펜을 두들겨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롯데 바뀐 투수 이진하가 양석환의 몸을 맞혀 출루시킨 뒤 다시 교체됐고 이어 마운드에 김도규가 올랐다. 김도규는 김인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1·3루가 채워졌다. 두산은 이유찬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라잡았다. 정수빈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롯데 마운드는 김상수로 바뀌었다. 허경민이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로하스가 우전 1타점 적시타를 쳐 1점을 더 따라잡았다. 롯데는 투수를 구승민으로 바꿨고 계속된 2사 1·3루에서 타석에 나선 김재환이 구승민의 3구째 스플리터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두산은 순식간에 3-8에서 8-8 동점까지 만들었다.

기세를 이어 두산은 8회 1사 3루에서 이유찬의 1루수 희생번트 때 롯데 1루수 고승민이 포수 유강남에게 포구하는 동안 3루에 있던 대주자 조수행이 홈인하면서 승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롯데도 만만치 않았다. 9회 1사 3루에서 안권수가 3루타를 쳐 9-9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까지 갔다. 그리고 연장 11회에 갈렸다. 1사 후 안권수가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안치홍의 타구를 두산 2루수 이유찬이 더듬으면서 안타가 됐고 1·3루가 채워졌다. 렉스가 기회를 살려 우전 안타를 쳤고 3루에 있던 안권수가 득점하며 다시 롯데가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연장 11회말 두산은 선두타자 정수빈이 출루하면서 기회를 잡았고 로하스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내 12-10으로 경기를 끝냈다.

인천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SSG가 KIA를 4-1로 꺾었다. 선발 투수 김광현은 5회까지 4안타 3볼넷 3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의 도움 속에 개인 통산 150승(80패) 를 기록했다.

출범 42년째를 맞은 KBO리그에서 김광현에 앞서 150승을 돌파한 투수는 송진우(210승), 정민철(161승), 양현종(159승), 이강철(152승)뿐이다.

2007년 SK(현 SSG)에 입단한 김광현은 2020∼2021년은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 이적했다가 복귀했다. 이에 따라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327경기 등판 만에 150승째를 수확, 역대 최소경기 150승 달성 기록도 세웠다. 종전 최소 경기 150승은 정민철이 세운 347경기였다.

수원에서는 KT가 ‘천적’인 LG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를 두들겨 11-6으로 승리했다.

고척에서는 키움이 연장 접전 끝에 ‘이적생’ 이형종의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3-2로 이겼다.

키움 선발 안우진은 이날 6회까지 112구를 던져 안타 5개, 볼넷 2개, 삼진 12개로 무실점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11개)과 KBO리그 개막전 최다 탈삼진(10개) 기록을 동시에 갈아치웠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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