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 오류'로 절도범 누명 써...인공지능 믿어도 될까?

안면인식 알고리즘 기술 오류로 무고한 남성 체포돼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안면인식 기술의 오류로 무고한 남성이 절도범으로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31일(현지 시각)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지아주(州) 주민 랜들 리드(29)는 지난해 11월 애틀랜타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사진=연합뉴스

리드의 차를 멈춰 세우고 수갑을 채운 경찰은 "그가 지난 여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한 상점에서 훔친 신용카드로 1만 3천 달러(약 1천 703만원) 상당의 명품 지갑과 가방을 구입했다"는 혐의를 제시했습니다.

경찰은 상점 내 감시카메라에 찍힌 범인의 얼굴을 안면인식 기술로 분석했고, 그 결과 리드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상황이었습니다.

안면인식 알고리즘이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에 올려진 리드의 사진과 감시카메라 속 범인의 모습이 유사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리드는 변호사를 통해 절도 피해를 봤다는 가게의 폐쇄회로(CC) TV 영상을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누명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영상에 찍힌 용의자는 리드와 얼굴형이 비슷했으나, 몸집이 크고 팔이 훨씬 더 굵어 동일인으로 보기 힘들었습니다.

경찰은 리드 측 변호사가 관련 자료를 제출한 지 불과 한 시간여 만에 그를 석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일 만에 풀려난 리드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일로 갇혀 있었다"면서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부당하게 체포된 것에 대해 경찰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NYT는 "이번 사건은 정확한 범죄자 추적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된 여러 기술이 오히려 잘못된 사람을 체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안면인식 기술 업체 클리어뷰 AI 대표 호안 톤 댓은 "얼굴 인식 기술 만을 기반으로 사람을 체포해선 안 된다"면서 "이 기술은 어디 까지나 보조 역할을 하는데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법 기관의 안면인식 기술 오류로, 미국에선 유색 인종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전문가인 클레어 가비는 "리드와 유사한 이유로 부당하게 체포된 사례 4건을 알고 있다"면서 "피해자는 모두 흑인 남성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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