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돌직구"…야구부 출신 尹대통령, 대구서 개막전 시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일 대구를 찾아 프로야구 개막전에 참석했다. 4월 첫 주말을 맞아 집권 여당 국민의힘에 정치적 구심점인 대구에서 내수활성화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프로야구 개막전에 참석했다. 시구자인 윤 대통령은 군청색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로 입장했다. 김 여사도 같은 점퍼를 입고 함께 걸어나왔다. 안내는 허구연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맡았다.
먼저 윤 대통령은 1루와 3루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심판과 악수를 나눈 뒤 시구했다. 이후 마운드에서 관중에게 다시 한번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선수들과도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퇴장했다.
윤 대통령의 시구는 안정적 자세로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공도 가운데 방향으로 날아가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의 미트에 꽂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시구 연습은 20개 정도 했는데 제대로 된 와인드업과 빠른 볼 스피드에 함께 했던 야구 관계자들이 놀라기도 했다"며 "대통령의 시구공은 정확히 스트라이크존에 꽂혀 관중들이 큰 박수로 환호했다. 옆에서 시구를 지켜본 허구연 총재가 '역대급 돌직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구를 마친 윤 대통령 부부는 허구연 총재 등 야구 관계자들과 같이 경기를 관람했다. 대통령 부부는 경기 관람을 하면서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활용해 음료를 마셨다. 이 대변인은 "지난 3월 30일은 유엔(UN)이 정한 첫 '세계 쓰레기 없는 날'(International Day of Zero Waste)이었다"고 설명했다.
관람 도중 삼성라이온즈 어린이 회원들이 대통령 부부의 관람석을 방문해 인사를 하고 대통령 부부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야구공에 직접 사인을 해서 어린이 회원들에게 전달하면서 격려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날 시구에 사용한 야구공과 글러브에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직접 친필 사인을 했으며 이는 야구박물관에 기증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역대 대통령의 시구는 전두환, 김영삼,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 등에 이어 이번이 6명째다.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전 시구로는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로 28년 만이다.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 등은 한국시리즈 등에서 시구를 했다.
정규시즌 개막전 시구는 윤 대통령의 야구 사랑과 무관하지 않다. 윤 대통령은 야구 명문 충암고 출신으로 학창시절에도 야구 글러브를 늘 곁에 뒀을 정도로 야구를 좋아했다. 이날 안정적 시구 자세도 이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야구를 좋아해 임기 중에 시구를 3번이나 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시구에 앞서 허구연 총재를 비롯한 야구 관계자들과 환담 시간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어려서부터 야구를 즐겼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외가댁 근처에 있던 한양대 야구부 숙소를 출입하면서 선수들과 친하게 지냈다"며 "당시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남우식, 정현발, 천보성, 배대웅 전 선수도 오늘 환담 자리에 함께 해 대통령과 옛 추억을 나눴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시절 법대 야구부에서 활동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개막전 시구는 윤석열 정부의 내수진작 의지와도 연결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일상회복이 본격화된 만큼 정부는 여가·관광산업 진흥 등 내수진작을 통한 경제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봄날을 맞아 프로야구 개막전에 대통령 부부가 직접 경기장을 찾음으로써 스포츠 관람 등 국민들의 야외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대변인은 "오늘 시구는 국민과의 소통 접점을 늘리고 국민 여가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했다.
전날 영남과 호남을 넘나들며 지역 민생행보를 펼친 윤 대통령이 4월 첫 주말을 맞아 TK(대구·경북)의 심장 대구를 찾았다는 의미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1일 오전에는 경남 통영에서 열린 '수산인의 날' 기념식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해 수산업 스마트화 등 미래 성장산업으로의 육성 의지를 밝혔다. 오후에는 전남 순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해 가뭄 상황을 점검했고 이어 순천에서 개막한 '2023 순천만 국제 정원박람회'에 참석해 축사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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