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위해 10억 턱 끝 납부했지만...캐롯 점퍼스의 겨울은 '아직'

권수연 기자 2023. 4. 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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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비는 냈지만 한숨을 돌리려면 아직이다.

고양 캐롯 점퍼스(이하 캐롯)는 지난 달 3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통해 잔여 가입비 10억원을 KBL에 납부했음을 밝혔다.

지난 시즌 데이원스포츠가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해 창단한 캐롯은 그간 숱한 '미납 진통'에 시달려왔다.

자금 사정이 순탄찮았음에도 구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는 KBL 최초로 캐롯손해보험(모회사 한화손해보험)을 네이밍 스폰서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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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캐롯 점퍼스 이정현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캐롯 점퍼스 공식 사이트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가입비는 냈지만 한숨을 돌리려면 아직이다. 

고양 캐롯 점퍼스(이하 캐롯)는 지난 달 3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통해 잔여 가입비 10억원을 KBL에 납부했음을 밝혔다. 

지난 시즌 데이원스포츠가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해 창단한 캐롯은 그간 숱한 '미납 진통'에 시달려왔다. 데이원스포츠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모기업으로 삼는 법인이다.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자본 잠식에 빠진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농구단 인수 의사를 밝히자 오리온은 구단을 매각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자금 불안정을 알면서도 구단을 매각해 현 상황을 초래했다는 비난이 나왔다.

자금 사정이 순탄찮았음에도 구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는 KBL 최초로 캐롯손해보험(모회사 한화손해보험)을 네이밍 스폰서로 내세웠다. 캐롯손해보험의 자금 사정 또한 그리 양호하지 못했다.

모든 것이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어렵게 출발했다. 예상대로 데이원스포츠는 전 구단주인 오리온에 인수대금 약 20억 미지급과 더불어 KBL에도 가입비 15억원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하며 구단 존폐 논란이 연일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단과 사무국 월급 또한 지연됐고, 기타 잡비용 또한 선수들이 사비로 해결해야했다. 이벤트 대행사와 각종 대행업체에도 부채가 남았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고양 캐롯 김승기 감독, 연합뉴스

선수단은 악조건 속에서도 분전해 정규리그 5위에 올라 플레이오프(PO)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다시 한번 PO에 가느냐마느냐의 기로에 놓였다. 차라리 실력 때문에 가지 못하는 것이라면 억울하지 않았을 것이다. '돈이 없기에' 봄농구를 치르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가입비 15억원 중 KBL 이사회의 최후 통첩을 받고 지난 해 10월 겨우 낸 것이 5억원이다. 이마저도 1차 납부기한은 넘겼다. 그리고 나머지 가입비 10억원은 지난 달 31일까지가 기한이었다. 

납부 가능여부에 다시 한번 눈이 몰렸다. 데이원스포츠 측은 미디어데이가 열리기 직전 "자금을 마련했다"고 통보했고 하루 전에 가까스로 10억원을 지불했다. PO에는 나설 수 있게 됐으나 사후 또한 깔끔하지 않다. 

운용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올해 초부터 구단 매각 협상을 진행중에 있다. 더불어 캐롯손해보험은 지난 달 21일 구단과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 종료를 알렸다.

계약을 종료하며 캐롯손해보험 측에서는 구단명 변경을 요구했지만 KBL 측은 시즌이 끝나지 않아 불가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에 따라 올 시즌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고양 캐롯 점퍼스라는 구단명을 그대로 사용한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김용빈 회장ⓒ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지난 달 29일에는 모기업 김용빈 회장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김 회장은 2018년 소유하고 있는 콜센터 운영대행업체 엠피씨플러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빌린 대금으로 증자대금을 납입한 뒤 유상증자가 완료되자 이를 인출해 차입금을 변제한 혐의를 받는다. 그 밖에 법인카드를 사적 유용해 회삿돈 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적용됐다. 

봄에 접어들었지만 캐롯은 아직 춥다. 매각이 되지 않는다면 해체 수순을 밟을지도 모른다. 지난 달 기준으로 전 소유주인 오리온에 아직 약 18억원의 인수비용조차 지급이 되지 않았다. 입장료 수입에도 가압류가 걸린 상태다.  

총체적 난국인 상황에서 위태로운 '빚덩어리' 캐롯 점퍼스를 리스크를 감수하며 품으려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즌 내내 고생한 선수들의 노력과 피땀이 어설픈 모기업의 운영과 방관, 책임지지 못할 무모함에 잠식되고 있다. 

한편, 고양 캐롯 점퍼스의 PO 첫 경기는 오는 2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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