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안양의 슈퍼맨은 이렇게 다짐했다, “더 이상의 아픔은 없다!”

손동환 2023. 4. 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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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3월호에 게재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안양 KGC인삼공사는 2020~2021시즌부터 ‘창단 첫 두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해냈다. 특히, 2021~2022시즌에는 객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그러나 서울 SK와의 마지막 승부에서 1승 4패. ‘창단 첫 두 시즌 연속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힘이 빠질 법했다. 하지만 2022~2023시즌의 KGC인삼공사는 단 한 번도 최상위 포식자의 위용을 놓지 않았다. 특히,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17일까지 10연승을 질주했다. 정규리그 1위의 가능성은 물론, 통합 우승도 노리고 있다. 오마리 스펠맨도 ‘통합 우승’ 하나만 바라보고 있다.

최고를 경험한 유망주
NBA는 모든 농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다. 아무리 가능성 높은 유망주여도 가기 힘든 무대다. 그렇지만 오마리 스펠맨은 그런 무대를 경험했다. 2018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30순위로 애틀란타 호크스에 지명됐고,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톰슨 등 최고의 선수들만 모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도 활약했다.
물론, NBA에서 뛴 시간은 길지 않았다. 대부분의 시간을 G리그에서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마리 스펠맨은 누군가에게 동경의 대상이다. NBA라는 최고의 무대는 물론, NBA 최고의 선수들을 눈앞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2018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30순위로 애틀란타 호크스에 지명됐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기뻤습니다. 또, 드래프트 현장에 가족들과 함께 있다는 것도 꿈만 같았어요. 그냥 최고였어요.
NBA 최고의 팀 중 하나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도 뛰었습니다.
NBA 최고의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옆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대단하고 멋있다고 생각했죠. 저에게는 너무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그 후에는 G리그에서만 뛰셨는데요. NBA와 G리그의 차이는 어떤 거였나요?
선수들의 운동 능력 차이도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시스템의 차이가 더 큽니다. G리그 같은 경우, 공격 패턴과 수비 전술이 거의 전무해요. 선수들이 자유롭게 경기하는 느낌이죠. 하지만 NBA는 그렇지 않습니다. G리그보다 훨씬 더 체계적이고 세밀해요.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위에서 이야기했듯, NBA는 천상계다. 그저 그런 능력을 가진 선수는 살아남기 힘들다. 아니, 기회조차 못 받는다.
스펠맨도 마찬가지다. 스펠맨처럼 젊고 발전 가능성 있는 선수들은 보통 NBA에 재도전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NBA G리그에서 기회를 기다린다. 혹은 수준 높은 유럽리그나 돈을 많이 주는 중국리그에서 NBA의 부름을 기다린다.
그렇지만 스펠맨은 예상 외의 행보를 걸었다. 2021년 여름 생애 처음으로 미국을 떠난 스펠맨은 한국으로 향했다. KBL을 처음으로 마주했다. 안양 KGC인삼공사 또한 처음 만났다.

NBA와 G리그를 두루 경험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으로 오게 되셨는데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급여가 좋았습니다(웃음). KGC인삼공사에서 좋은 조건으로 영입 제의를 해줬거든요.
물론, 해외 생활이 처음이라, 망설여진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조언도 많이 구했고, 한국에 관한 정보를 직접 찾아보기도 했죠. 한국이 경기 외적으로 생활하기 좋은 곳이라는 걸 알게 됐죠.
하지만 제 마음을 움직인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KGC인삼공사가 2020~2021시즌 챔피언이었다는 점입니다. KGC인삼공사 같은 강팀에서 뛸 수 있다면, 농구로 얻을 수 있는 저의 만족도가 클 것 같았습니다.
KBL은 어떤 리그라고 들었나요?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그라고 들었습니다. 페이스가 굉장히 빠르고, 어려운 리그라고도 들었습니다. 체력 관리하기 쉽지 않은 리그라는 정보도 있었기에, 한국으로 가기 전부터 긴장을 좀 했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있었고, 준비 또한 충분히 했습니다.
안양 KGC인삼공사에 관한 이야기도 들으셨을 건데요.
제러드 설린저의 가세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했고, 제 친구인 크리스 맥컬러가 뛴 팀이기도 합니다. KBL을 대표하는 강팀이라고 들었어요. 그런 팀이 저를 영입해줘서, 저는 너무 감사했습니다.(웃음)

임팩트! 하지만 눈물
스펠맨의 KBL 데뷔 시즌은 인상적이었다. 정규리그 43경기에서 경기당 31분 22초를 소화했고, 평균 20.2점 10.3리바운드(공격 1.6) 3.4어시스트에 1.6개의 블록슛과 1.0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KBL을 처음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급 외국 선수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그러나 스펠맨의 발목을 잡은 게 있었다. 부상이었다. 2022년 3월 27일 전주 KCC전에서 부상을 입었고,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GC인삼공사는 ‘창단 첫 두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스펠맨도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도 스펠맨도 아쉬움을 남겼다. KGC인삼공사는 1승 4패로 서울 SK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고, 스펠맨은 챔피언 결정전 5경기 평균 25분 12초 동안 13.4점 10.2리바운드(공격 1.0) 2.2어시스트에 그쳤다. 정규리그만큼의 화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는 스펠맨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한국에 늦게 들어왔고,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기간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셨는데요.
물론, 입국일이 늦었고, 코로나19로 인한 변수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시즌 준비에는 문제를 겪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경기를 뛰는 것이 너무 설렜고 좋았습니다.
어려운 점도 있으셨나요?
팀원들의 성향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는 이기적인 플레이를 많이 한 것 같아요. 제 점수를 많이 내는 것에만 신경을 썼죠. 그 때로 한정한다면, 팀워크는 저에게 거의 없었던 단어였어요(웃음). 그렇기 때문에, 제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규리그 후반부에 부상을 당했습니다.
부상 때문에 오랫동안 경기를 못 뛰었습니다. 챔피언 결정전 때서야 복귀를 했죠. 그렇지만 상황이 너무 힘들었고,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었어요. 팀원들 모두 챔피언 결정전까지 오르기 위해 고생했는데, 제 퍼포먼스는 동료들의 헌신과 투혼 같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번 시즌에는 다를 겁니다. 지난 시즌의 결과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거든요. 어떻게 해서든 좋은 결과를 낼 거고, 자신도 있습니다. 꼭 우승해서, 팀원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각오가 남달라 보입니다.
작년의 아쉬움과 눈물이 저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에는 팬들에게 오마리 스펠맨을 증명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KGC인삼공사가 저를 다시 한 번 믿어줬기에, 저는 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해요.

다시 선 출발점
KGC인삼공사는 2021~2022시즌 종료 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팀을 7년 동안 이끌었던 김승기 감독이 고양 캐롯으로 떠났고,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김상식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다.
국내 주득점원인 전성현도 KGC인삼공사를 떠났다. 스펠맨의 득점 부담이 커졌다. 그렇지만 KGC인삼공사도 스펠맨도 순항했다. 2022~2023시즌 내내 정규리그 1위를 놓지 않았다. 거칠 것이 없었다.

KGC인삼공사와 재계약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지난 시즌은 ‘미완성’이라고 생각해요. ‘미완성’을 ‘완성’으로 바꾸고 싶었어요. 또, KGC인삼공사는 여전히 강팀입니다. 저의 멘토인 대릴 먼로가 다시 한 번 함께 한다고 들었습니다.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시즌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농구를 가다듬는데 중점을 뒀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해외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도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도 했고요.
KGC인삼공사가 2022~2023시즌 초반부터 순항했습니다.
저도 지난 시즌에는 팀원들을 새롭게 여겼고, 팀원들도 지난 시즌에는 저를 새롭게 여겼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은 다릅니다. 서로를 더 이해하고 있어요.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더 잘하는지, 서로 더 잘 알고 있어요.
제가 KBL을 이해하는 정도 역시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편하게 플레이를 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저희 팀은 그냥 강합니다.(웃음)
스펠맨 선수는 이전보다 많은 견제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펠맨 선수의 퍼포먼스는 돋보였는데요.
KBL은 잘하는 선수를 막는 방법들을 많이 보유한 리그 같아요. 잘하는 선수들의 득점을 최대한 막는 리그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선수가 득점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막혀도, 변준형과 오세근 등 점수를 따낼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게 저희 팀이 장점이에요.
또, 제가 강한 압박을 받더라도,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제 슛을 하려고 노력하죠. 그런 게 좋은 퍼포먼스로 연결된 것 같아요.

더 이상의 아픔은 없다!
잠시 불안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와 스펠맨 모두 위기를 극복했다. 4라운드 후반부터 연승을 달렸다.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도 꽤 있었다.
스펠맨의 힘이 컸다. 10연승 기간 중 한 번도 20점 밑으로 넣은 경기는 3번에 불과했다. 특히, 2월 6일에 열린 수원 KT전에서는 1초도 쉬지 않고 40점을 몰아넣었다. 2점슛 성공 개수(7개)와 3점슛 성공 개수(7개)가 똑같을 정도로, 스펠맨의 화력은 막강했다.
스펠맨이 1옵션 외국 선수다운 활약을 했기에, KGC인삼공사의 정규리그 1위는 유력해졌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와 스펠맨의 목표는 ‘정규리그 1위’가 아니다.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스펠맨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KGC인삼공사가 순항하고 있습니다.
(스펠맨과 이야기를 나눈 날은 2월 18일이었다. KGC인삼공사는 당시 10연승 중이었다)

농구로 보면, 다양한 공격 옵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날은 제가 잘할 때도 있고, 변준형-오세근-양희종-문성곤-배병준 등 다양한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골고루 터집니다. 게다가 다들 이타적인 플레이를 유기적으로 해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순항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점도 있겠지만, 멘탈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봅니다. 팀원들이 진정 하나가 됐고, 서로를 향한 믿음이 강해졌어요. 어떻게 보면, 그런 것들이 상승세의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해요.
스펠맨 선수의 폭발력이 더 커졌는데요.
제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를 하거나, 제가 풀어줘야 하는 경기를 못 했을 때, 사람들은 저를 안 좋게 평가합니다. 저를 존중하지 않는 말들도 하죠. 그렇지만 저는 그런 시선에도 ‘나는 여기서 농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야’라는 믿음을 가졌기에, 더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또, 저는 KGC인삼공사라는 팀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더 이타적으로 플레이했습니다. 그런 플레이 덕분에, 제 폭발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KGC인삼공사를 향한 애정이 없었다면, 제 폭발력은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부족하다고 느낀 점도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 팀은 다양한 선수의 다양한 힘으로 승리를 만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팀원끼리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서로를 믿고, 단단한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어요.
첫 통합 우승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통합 우승은 스펠맨 선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지난 시즌에 겪었던 아픔을 씻는 성과입니다. 또, 저를 믿어준 팬들과 동료들, 구단에 속죄할 수 있는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우리 팀 모두가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모든 팀들이 우리를 이기기 위해 강하게 부딪힐 겁니다. 그렇지만 저희를 꺾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지난 시즌과 같은 일이 없도록, 이번에는 있는 힘을 다하겠습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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