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언 불가의 건축을 지향한다 - 김우상, 이대규(下) [효효 아키텍트]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골목길 안쪽, 존재감이 없는 50년된 주택을 무턱대고 산 건축주 부부는 손편지로 설계를 의뢰하였다. 건축가들은 이후 7377주택(2022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수십통의 (우편) 편지를 주고받았다.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서 외부 창을 없애고 내부를 ㄷ자 중정(中庭)으로 구성했다. 신축의 경우 건축법, 주차장법 등이 적용, 중정을 만들수가 없다. 리모델링겸 증축으로 방향을 잡았다. 재료는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이 나도록 조적조(組積造)의 전통 재료인 붉은 벽돌로 통일하였다.
기존 집을 처음 보았을 때 대문 안쪽으로 한 그루의 나무가 있는 작은 마당, 바닥 높이가 제각각인 지하 공간들, 그 위를 점유하는 1층으로 연결된 비정상적일 정도의 커다란 돌계단이 인상에 남았다. 건축가 김준성은 이를 ‘잊고 있던 평범함’이라고 했다.
반지하 공간들과 1층으로 연결된 돌계단을 토대로 두 가지 형태의 주거 공간과 (비상업적)카페로 구성했다. 7개의 단위 공간, 3개의 프로그램(주거2+상업1), 7개의 레벨, 7개의 계단실을 가진 공간이 되었다.
건축주 부부는 자신들이 운영 가능한 카페 프로그램을 주문하였다. 자신들이 내린 커피를 나누는 게 집을 갖는 이유이기도 했다. 7377 하우스를 설계하면서 건축가들은 처음으로 ‘정서적 공간’의 콘셉트를 만들어 갔다.
골목과 마당 사이에 낮은 층고의 출입부를 만들고, 2m 떨어진 곳에 대문을 설치했다. 서가의 책을 옮겨와 이웃들과 독서를 하거나,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집 안 복도의 폭도 30cm 늘려 건축주가 의자를 두고 앉을 정도로 넉넉해졌다.
서울 남산 자락의 이태원(녹사평)에서 하이얏트 호텔로 이어지는 마운트 스튜디오(Mount Studio)는 회사 사옥 증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어졌다.
건축주는 지어진지 30년이 지난 건축물을 내•외부 리모델링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외부에서 봤을 때 ‘단단한 건축’, 뮤지션인 아내의 음악 작업실을 위한 증축을 요청하였다. 기존 2개층에 2개층을 더올려 4층 규모이다.
주변은 주차가 불가능하며 증축되는 볼륨은 제한적이다. 1 ~ 3층은 사옥 공간이며, 4층은 추후 오피스의 확장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했다. 옥상층은 남산타워가 조망되기에 1층 카페의 테라스로 사용 될 수 있도록 연계되어야 했다.
건물은 이미 구조변경이 한차례 이루어진 상태였기에 구조 시스템과 공간 구성의 효율적인 관계 설정이 설계의 핵심이 되었다.
계단 동선은 사용자가 공간적 변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중정에서 이어지는 최상층 계단실은 기존 동선과 다른 ㄱ자 형태로 1.5m 폭의 복도를 지나 남산의 넓은 전망을 한눈에 담을수 있는 감각이 확장되는 경험까지 유도하고자 했다.
4층 작업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전면의 파노라마 코너창을 제외한 모든 창은 건물 후면과 측면에 적절히 배치하고, 벽체 상부에 고측창을 계획하였다.
김우상, 이대규는 2006년 국내 대학원 재학 중에 동기로 처음 만났고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설계 사무소 메쉬 아키텍처(Mesh Architecture)의 한국 프로젝트에 튜터로 같이 참여하였다. 2007년 뉴욕 메쉬 아키텍처 본사에서 인턴십을 거쳐 정식 입사하였으나 뉴욕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1년여 머문후 귀국하게 되었다.
김우상은 김준성 건축사 사무소에, 이대규는 현대종합설계에 근무하며 실무를 이어갔다. 김우상이 2017년 카인드 건축사 사무소를 시작했고, 이듬해에 이대규가 파트너로 합류하였다.
카인드 건축사 사무소가 용산구 해방촌에 자리잡게 된 것은, 3년여 전 인근의 정일학원 리모델링및 증축 프로젝트에 참여한 게 계기가 되었다. 2022년 김우상, 이대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 젊은 건축가상을 다른 두 팀과 같이 공동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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