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못쓰는 반도체·中 수출 반년째 감소…13개월 연속 무역적자

세종=김훈남 기자 2023. 4. 1. 11: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합)
지난달 21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모습. /사진=뉴스1


우리나라 수출 효자인 반도체와 교역 1위 상대국인 중국의 수출성적표가 시원찮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경기둔화 영향으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6개월 연속 수출액이 감소했다. 반면 여전히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한 에너지 수입액에 따른 무역적자는 13개월 연속 기록을 썼다. 정부는 에너지 수입액 증가에 따른 무역수지 불균형 해소를 위해 에너지 가격 현실화를 호소하는 한편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한 총력 지원 방침을 강조했다.

3월 수출 551억불, 반년째 부진 이어가…무역적자는 46억불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551억달러로 집계됐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제품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해서다. 무역수지는 1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51억2000만달러(약 72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6.4% 감소한 597억5000만달러,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6억2000만달러였다.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전년대비 감소했고 무역수지 적자 기록은 13개월 째 진행 중이다. 월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코로나19(COVID-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3년 만이다. 조업일수 24일을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2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2% 감소했다.

산업부 측은 "3월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 지난해 3월 수출이 역대 최고실적을 쓴 영향 등으로 전년대비 감소했다"며 "2022년 9월 572억달러 이후 6개월만에 550억달러대를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수출 부진에 따른 수출감소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에너지 수입 등으로 무역적자 46억달러를 기록했다"면서도 "지난 1월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가격 하락에 힘 못 쓰는 반도체, 중국은 교역대상국 1위 위협

3월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와 중국이다.

한때 우리나라 수출의 20%가량을 책임졌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3월에 비해 34.5% 감소한 86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D램 등 재고 누적과 공급과잉 등 영향으로 제품가격이 하락한 데다 IT(정보기술) 부문의 업황 악화 등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41.6% 감소한 12억2000만달러였다. 컴퓨터 부문 수출은 전년대비 57.6% 감소해 IT 분야 수출이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 경기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석유화학과 철강은 각각 25.1%, 10.7% 줄어든 40억9000만달러, 31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소폭 하락하면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하락했고 글로벌 경기 둔화에 중간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면서 우리 주력 품목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환경차를 앞세운 자동차 수출은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64.2% 증가한 65억2000만달러로 통계집계 이후 최고금액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부가가치가 높은 친환경차 수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차전지 수출은 전년대비 1% 증가한 8억7000만달러였다. 15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자동차와 이차전지 수출만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교역 1위 대상국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중국에 대한 수출은 전년대비 33.4% 감소한 104억2000만달러로 교역 2위 국가인 미국이 같은 기간 1.6% 증가한 97억9000만달러어치를 수출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두 나라 사이 수출액 차이도 10억달러 미만으로 집계돼 교역 1위 대상국 자리가 위태해졌다.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적자도 27억7000만달러로 6개월째 이어졌다.

아세안을 상대로 한 수출은 1년 전 대비 21% 감소한 96억1000만달러였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중국과 아세안 지역 수출 부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풀이된다.

겨울 지나가니 에너지 수입은 감소…"무역적자 해소 위한 요금 현실화 필요"

국제 천연가스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도시가스 요금이 오를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 계량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3월 수입은 동절기가 끝자락에 다다르고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이 줄어들었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약은 145억달러로 원유와 가스 수입액이 각각 전년대비 6.1%, 25% 감소했다. 에너지를 제외하면 반도체와 철강 등 생산 부진에 따라 원부자재 수입도 줄어들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다만 에너지 수입액은 과거 10년 평균값인 96억달러에 비해 여전히 48억달러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 수출부진과 더불어 여전히 높은 수준의 에너지 수입액은 무역적자의 주 원인이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더해 금융부문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리 수출도 2022년 10월 이후 감소세가 지속됐다"며 "3월에도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IT 업황악화에 따른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선 강력한 수출드라이브와 함께 에너지 효율개선과 절약문화 정착이 중요하다"면서 "에너지요금 현실화가 지연될 경우 에너지 고효율 구조로 전환이 늦춰지고 에너지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에 대한 부담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