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째 미제 '백경사' 미스터리…'그알'이 마주한 진실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2023. 4. 1. 11: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BS 제공

1일(토) 밤 11시 10분 방송될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는 21년째 미제로 남아 있는, 파출소에서 벌어진 전대미문의 경찰관 피살사건에 얽힌 진실을 추적한다.

지난 2002년 9월 20일 추석 연휴를 맞아 비상근무에 돌입한 전북 전주 금암2파출소. 이 경사는 야간 순찰근무를 마치고 새벽 1시쯤 돌아왔다. 그런데 민원인 응대를 위해 늘 열려 있어야 할 파출소 정문이 잠겨 있었다. 문을 두드려도 혼자서 소내 근무를 하고 있을 백 경사는 나오지 않았다.

전경대원이 뒷문으로 들어가 문을 연 뒤 들어선 파출소 바닥에는 혈흔이 낭자했다. 백 경사는 의자 바로 옆에서 모로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백 경사는 흉기에 찔려 숨진 것으로 보였다. 동료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도 이 경사는 정신을 놓을 수 없었다. 백 경사가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이 사라진 탓이었다.

이러한 상황 전파를 통해 급히 수사본부가 꾸려졌다. 총기를 이용한 2차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를 위해 수사 인력도 최대 규모로 투입됐다. 그러나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탈취된 총도, 흉기로 사용된 칼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른바 '전주 백 경사 피살사건'은 그렇게 21년째 미제로 남아 있다.

지난 2월 전북경찰청에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놀라운 제보였다. 전주에서 300㎞가량 떨어진 울산의 한 숙박업소에 백 경사 권총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편지 내용대로 권총은 철거 직전에 놓인 그곳 숙박업소에서 발견됐다. 백 경사에게 지급됐던 일련번호 4280번과 일치한 38구경 리볼버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편지를 보낸 이가 지난해 9월 대전 은행 강도사건 범인으로 21년 만에 구속돼 재판 중인 이승만(54)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전 은행 강도사건 공범인 이정학(53)이 2002년 9월 전주에서 경찰관을 죽이고 권총을 가져와 자신에게 숨겨 달라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1년 발생한 대전 은행 강도사건 진범인 이승만과 이정학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건 당시 이승만은 이정학이, 이정학은 이승만이 총을 썼다며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이승만의 제보로 전주 백 경사 피살사건의 진실공방도 다시금 일게 된 것이다.

그런데 백 경사 피살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당시 20대였던 가출팸 3인조를 지금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사건 발생 4개월 전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다가 백 경사의 단속에 걸려 오토바이를 압수당한 3인조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시 파출소에 있던 오토바이를 몰래 가져가려다 백 경사와 다툼이 있었고 우발적으로 백 경사를 살해했다고 자백까지 했다.

하지만 경찰이 범행도구인 칼과 탈취된 총을 끝내 찾지 못하자 3인조는 자백을 번복했다. 결국 이들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21년 만에 총기가 발견됐지만, 당시 수사관들은 이들 3인조가 탈취한 총을 대전 은행 강도사건 2인조와 거래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알' 제작진은 "당시 용의자로 거론된 3인조를 찾아 나섰고 어렵게 만난 그들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방송을 통해 금암2파출소 현장을 그대로 재연한 세트에서 전문가와 함께 백 경사 피살사건 미스터리를 프로파일링해 본다"고 전했다.

이어 "현장사진과 남겨진 단서들, 취재를 통한 주변인들 증언 등을 토대로 범인의 윤곽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유력한 용의자로 거론된 가출팸 3인조와 대전 은행 강도사건 2인조의 진술 분석을 통해 사건의 진실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 본다"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