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조원' 美 반품시장 공략한 스타트업에 '뭉칫돈'…한국은?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료로 반품해드립니다."
온라인 쇼핑을 해본 소비자라면 익숙한 문구다.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는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무료 반품'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수익성에는 독이 됐다. 이커머스 반품률(20%)이 오프라인 반품률(8~10%)보다 2배 이상 높아서다. 안그래도 높은 물류비용에 적자가 쌓인 이커머스 기업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는 무료 반품 정책을 축소하고 나섰다.
투자자들이 역물류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코로나 팬데믹에 일었던 쇼핑붐이 사그라들면서 비용 절감이 이커머스 시장의 화두로 떠올라서다. 그동안 아마존 등 이커머스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무료 반품 정책을 통해 이용자 수를 늘려왔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에서 반품된 온라인 상품은 약 2120억달러(274조원)에 달했다. 이는 2020년의 2배, 2019년의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대표적인 역물류 스타트업으로는 루프 리턴즈, 투 박스 등이 꼽힌다. 이 기업들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반품 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루프 리턴즈는 고객에게 환불 대신 교환을 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환불하려던 소비자가 교환을 하면 보너스 크레딧을 제공하는 식이다. 같은 제품은 물론 다른 제품으로도 교환할 수 있다. 교환하는 제품의 가격이 더 저렴하면 크레딧으로 제공하고 비싸면 추가금만 결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재쇼핑을 유도한다.
투 박스는 최근 450만 달러(약 58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도 유치했다. 그동안 수동적으로 진행됐던 분류-검사-처분 3단계의 반품 절차를 자동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반품된 제품을 새 제품으로 판매할지,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할지 등 제품 검사 과정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공한다. 반품된 제품의 검사 시간을 50% 이상 단축하고, 재고를 신속하게 회수해 재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올 1분기 미국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2009년 이후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IPO(기업공개)나 2차 공모(상장 후 자금조달)한 규모는 230억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26% 급감했고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린 여파로 풀이된다.
문제는 IPO 시장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교수는 "1987년 미국 증시 붕괴 후 주식시장은 비교적 빠르게 회복했지만 IPO 시장이 반등하는 데는 수년이 걸렸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도 IPO 시장은 주요 지수가 상승했지만 침체기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고매카닉은 자동차 설비부터 세차 서비스를 앱으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인도 최대 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고매카닉은 3500만 달러(약 43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과정에서 수익을 부풀리고 자금을 유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라이프롱 그룹은 자사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고매카닉을 인수한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소프트뱅크 등 주요 투자자로부터 투자가 무산된 고매카닉이 자금난을 해결하는 동안 직원의 70%를 해고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한다고 밝힌 지 2달 만이다. 고매카닉은 지난해 목표 기업가치를 12억 달러(약 1조5600억원)으로 책정했으나, 최근 몇주간 3000만 달러(약 390억원)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벤처캐피탈(VC) 투자자 및 창업자 출신인 줄리안 샤피로가 만든 '시드 체크'(Seed Checks)다. 창업자는 1분 분량의 IR덱을 작성하면 VC인 컨빅션, 머큐리, 캐피탈엑스 등 16명의 VC 투자자에게 전달된다.
시드 체크는 2000만 달러 미만의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소비재(CPG)나 DTC(소비자 직접 판매) 제품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신청서는 2주에 한번씩 검토하기 때문에 창업자는 IR덱 작성 후 2주 이내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반응도 뜨거운 편이다. 시드 체크가 출시된 지 2주만에 2000개의 지원서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첫 투자유치에 나선 스마트패스의 공동 창립자 피터 루바는 시드 체크에 지원한 이후 4명의 공동 투자자와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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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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