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감동'은 일품이지만...후반 쿼터 없어 아쉬운 '리바운드' [정승민의 정감록]

정승민 기자 2023. 4. 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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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기반 스포츠 영화 '리바운드'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 출연
'뻔한 감동'임에도 식상하지 않아...매 경기장면 마무리는 아쉬워
러닝타임 122분, 오는 5일 개봉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정승민의 정감록(鄭監錄)'은 개봉을 앞두거나 새로 공개된 영화, 드라마 등 작품의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솔직한 리뷰를 담습니다.

(MHN스포츠 정승민 인턴기자)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상대로 농구 코트에 들어선 '리바운드'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서사로 골망을 노린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영화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부산중앙고에는 수많은 트로피와 함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농구부가 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부원들이 하나둘 나가기 시작하더니 농구 경기에 참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존폐 위기에 놓인다.

하루아침이면 사라질 것 같은 부산중앙고 농구부를 맡을 코치를 물색하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특성화고 선정에만 신경 쓰고 있는 부산중앙고 교장은 농구부를 혹여 사고 치지 않을까 하는 골칫덩어리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의 부산중앙고 농구부를 구원하기 위한 마지막 희망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공익근무요원(현 사회복무요원) 강양현(안재홍). 지금은 먼지 속에서 잡일이나 하고 있지만, 과거 부산중앙고 농구부였던 시절에는 전국대회 MVP까지 선정됐던 유망주였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이런 화려한 이력 덕분에 모교 농구부 코치가 되지만, 그의 손에 들어온 농구부는 무너지기 일보 직전으로 공식 경기 출전 여부도 가늠할 수 없었다. 결국 양현은 직접 발로 뛰며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를 발굴하기 시작하고, 우여곡절 끝에 6명의 루키를 모으는 데 성공한다.

화려했던 경력과는 달리 현재 농구 실력은 형편없지만, 과거 혹독하게 연습했던 경험을 되살려 이들을 드림팀으로 만들어놓은 양현. 그는 자신이 꿈꿨던 선수 생활을 되새기며 부산중앙고 농구부에도 전국대회 예선 통과라는 꿈을 선물해주려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전국대회의 벽은 높았다. 내로라하는 농구 명문 '용산고'에는 '농구의 신' 허재 아들인 허훈이 버티고 있었고, 교체 전력이 많은 다른 팀에 비해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여건은 한없이 초라했다.

결국 모두가 풀타임으로 뛰어야 하는 부산중앙고. 과연 이들은 전국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양현의 숙원을 이룰 수 있을까?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우선 '리바운드'는 '범죄도시' 영화화를 결정한 '히트작 청부사'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다. 그가 처음 시나리오를 접한 뒤 "이게 실화냐?"라고 물어봤다는 후문도 있을 정도다.

존폐 위기에 놓인 스포츠 팀이 성장해 세계관 최강자와 겨루는 그림을 '리바운드'에서 처음 선보이는 건 아니다.

일본 야구 애니메이션 '메이저'에서는 학교 옥상에 직접 흙까지 퍼올리며 야구부 훈련장을 만들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고등학생인 혼다 고로(시게노 고로)가 신생 고교야구 팀을 고교야구 전국대회인 고시엔 진출 목전까지 올려놓는다.

당장 지난달 개봉한 '카운트'도 금메달리스트였던 과거를 뒤로하고 은퇴 후 코치가 된 시헌(진선규)이 만든 복싱부가 전국 대회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리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까지 유사하다. 심지어 내달 말 개봉하는 '드림'도 마찬가지.

이렇게 예상되는 레퍼토리지만, 역경을 극복하는 스포츠 영화만의 짜릿함은 식상하지 않다. 영화를 보면서 '팀이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엔 결국 우승하겠지'라는 뻔한 생각이 머리를 맴돌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성장 과정에서 눈을 뗄 수 없고 어느새 부산중앙고와 함께 끓어오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농구 경기 장면은 배우들이 열심히 합을 맞춘 덕도 있겠지만 카메라 감독들의 경력을 갈아넣은 것 같다. 특히 꼭 부산중앙고가 아니더라도 어떤 선수든 시원하게 블로킹하는 장면이 나오면 직접 내 손으로 막아낸 듯한 쾌감을 준다.

그리고 스포츠해설가로 활약 중인 박재민과 조현일 해설위원이 극 중 해설 중계진 역할로 참여한 것도 특징이다. 두 사람의 알기 쉬운 설명 덕분에 농구를 전혀 몰라도 문제 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경기의 끝을 이들의 목소리와 함께 점수판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아직 모른다'고 할 정도로 경기 결과는 끝까지 알 수 없는 거라지만 진짜 알 수 없을 줄은 몰랐다.

경기 종료 직전 골망을 흔드는 장면이나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서로 얼싸안는 장면을 찾아보기 어렵다. 선수들이 땀방울을 흘리며 현란하게 드리블하는 모습은 분명 우리에게 긴장감과 짜릿함을 선사하지만 후반 쿼터가 없는 매 경기 장면은 용두사미다.

마치 애써 고기를 구워놓고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나중에 먹으라고 하는 느낌이다. 이렇다보니 경기 장면을 보며 감동을 끌어올릴만 해도 경기가 끝나기만 하면 갑자기 식어버린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그래도 나름의 재치 요소를 잡아냈다. '응답하라 1988' '멜로가 체질' 등에서도 엿보이는 안재홍 특유의 능글 맞은 연기는 관객 품 안에 틈틈이 웃음을 찔러넣는다. 이에 더해 동네 아저씨 같으면서도 과하지 않은 유머를 겸비한 동방쌍룡 이준혁이 툭툭 대사를 던지면 관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진다.

한편, 오는 5일 개봉하는 '리바운드'는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이 출연하며 러닝타임은 122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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