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땅 깨워라? 숨은 땅 찾는 북한 주민들
◀ 김필국 앵커 ▶
요즘 TV 켜면 벚꽃 봄나들이 소식 많은데요. 북한 방송에는 농업 부문 소식이 빠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는 땅을 깨워라고도 한다는데 무슨 말인지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남한 농업 전문가 북한 농업 전문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이 자리에 학력 평균이 높아졌습니다. 조충희 씨 얼마 전에 박사 북한학 박사 되셨다고 들었어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요즘 남한이나 북한이나 본격적인 농사철인데요. 북한의 이맘 때는 어떤가요?
◀ 조충희 ▶
3월에 기본적으로 모판 준비 땅 고르기 이런 것들이 끝나고 거름 가져다가 살포를 하는 사전 준비가 진행이 되고 볍씨 같은 것도 선별하고 소독하고 기본적인 작물들이 다 땅에 들어가야 되는 시기여서 이 시기가 정말 그 뭐 고양이 발도 빌려 써야 된다는 뭐 그런 말처럼 농민들이 제일 바쁘고 이제 그런 시기입니다.
◀ 김관호 ▶
2022년 연말에 농촌 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 작물 생산량이 451만 톤이었는데 약 18만 톤이 감소되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특히 이제 올해는 2021년에 김정은 시기 들어와서 국가경제 발전 계획 5개년 계획 3년 차인데요. 이번 3년 차에 인민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먹거리 문제를 해야 할 중요한 해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필국 앵커 ▶
식량 확보에 사활을 거는 북한 농사철에는 TV에서 각종 농업 관련 소식을 수시로 보도합니다.
"자는 땅은 깨우고 노는 땅은 찾아서…"
◀ 차미연 앵커 ▶
요즘 북한 TV에 자주 나오는 뮤직비디오 스타일의 화면 음악입니다. 농번기를 맞아서 농사를 독려하는 내용입니다.
"백 가지 농사일 알뜰한 솜씨로 우리 분조 우리 살림 꽃을 피워가네."
◀ 김필국 앵커 ▶
뉴스에서는 매일 정기 코너처럼 농업 부문 소식을 다룹니다. 각 지역의 농사 진행 상황과 농민 공무원들의 노력을 강조합니다.
"강남군에서 관개공사계획을 면밀히 세운데 기초해서 관개물길공사와 배수물길확장공사를 동시에 내밀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한편 당국의 정책을 선전하고 농민들을 독려하는 내용도 전합니다.
"김정은동지께서 련포온실농장에 보내주신 선물을 전달하는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정말 세세한 소식까지 전하는데요. 자는 땅은 깨우고 노는 땅은 찾는다 이런 표현이 인상적이었는데 이게 어떤 뜻입니까?
◀ 조충희 ▶
이게 60년대에 나온 노래인데 이 노래가 지금 다시 나올 정도로 이제 북한에서 새 땅 찾기가 중요하다는 건데 자는 땅 깨운다는 게 그러니까 산업 토지나 농업 토지 그 다음에 주민 구역 토지가 아닌 나머지 땅들은 다 자는 땅에 속하는 거죠.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인데 농사를 안 짓는 땅을 이제 자는 땅이라고 하고요. 이제 노는 땅도 이제 같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땅이라고 생긴 건 그냥 다 놀리지 말고 거기에다 뭐라도 심어라 그런 뜻이고 사실 이게 90년대 경제난이라고 하죠.이 시기에는 진짜 많은 사람들이 철길. 원래 철길은 사고 때문에 거기에 이런 곡물을 심으면 안 되거든요.
◀ 차미연 앵커 ▶
그렇죠. 농사 지으러 올라가면 안 되죠.
◀ 조충희 ▶
거기까지 심었어요. 콩을. 특히 콩 같은 것은 어느 정도 그늘이 져도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나무 나무 사이에 콩도 심고 이런 식으로 해서 정말 이때는 노는 땅이 없었어요. 자는 땅은 더더욱 없었고 그랬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이 농사를 독려하는 노래까지 나오는데 여기에 이 새 땅 찾기가 등장할 정도로 북한의 농지가 그렇게 부족한가요?
◀ 김관호 ▶
네. 농지가 부족하죠. 2021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논 면적이 약 50만 2천 헥타. 남한같은 경우는 약 78만 헥타. 그러니까 한국 논 면적의 약 64% 정도 되기 때문에 상당히 북한의 논 면적이 부족하죠. 그런데 북한의 쌀 단위 면적당 북한의 헥타당 쌀 생산량이 우리나라 수준의 약 70%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새 땅 찾기 재배 면적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료라든지 농약 등을 적정하게 해서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먼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얼마 전에는 농업 문제만을 단일 의제로 하는 전원회의를 열어 후속 대책도 마련했는데요. 간석지 개간뿐 아니라 토지 장부를 대조해서 숨을 땅을 찾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독려하고 있습니다.
"농업토지를 필지별로 대적하면서 누락된 토지를 모두 찾아 알곡재배면적을 결정적으로 늘려야 합니다."
◀ 조충희 ▶
기본적으로 간석지 개간은 간석지 개간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그런데 새 땅 찾기라고 했을 때는 그냥 이자처럼 산지라든지 아니면 하천이라든지 그다음에 탄광 광산 이게 이제 해마다 토지 장부에서 누락되기도 하고 다시 올라가기도 합니다. 근데 이제 토지 장부가 국토부하고 그다음에 농촌경영위원회 국토과가 있고 협동농장에 가지고 토지 장부가 3개가 있거든요. 이 세 개의 토지 장부를 대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새 땅을 이만큼 찾았으면 뭐 백정보에서 열정보가 늘어나야 되는데 왜 더 줄어들었냐 이렇게 이제 장부를 가지고 다니면서 필지별로 조사한다는 거예요. 저렇게 하면 좀 빠져나가기가 힘듭니다. 장부 대조까지 하면.
◀ 차미연 앵커 ▶
북한 TV에서 말하는 다양한 새 땅 찾기 방법 한번 보시죠.
◀ 차미연 앵커 ▶
강원도 금강군의 한 농장 여기서 곡식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던 비결로 새 땅 찾기를 소개합니다.
"이게 다 자갈밭이었는데 이 자갈을 다 치워서 여기에 제방을 쌓고 큰물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또 수천 입방의 흙을 날라서 흙갈이를 다 하였습니다. 봄내, 여름내 수백 톤의 거름, 부식토, 풀을 베서 여기에 깔고 이렇게 하고 나니까 정말 좋은 땅이 되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평양의 다른 농장에서는 농작물 재배에 이용되지 않고 있는 땅 비경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밭 둘레와 남새 사이그루, 도로주변과 같이 경지면적을 따로 정하지 않고 해바라기를 많이 심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새 땅 찾기에 진심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좀 알고 계신 어떤 사례들이 있을까요?
◀ 조충희 ▶
90년대 경제난에 들어서면서 농민들뿐만 아니라 주민들 기관기업소가 다 달라붙어서 농사를 지었거든요. 심지어 어떤 기관기업사는 자기네 기관에서 이전에 배구장 축구장으로 이용하던 땅 다 갈아서 거기다 감자 심었거든요. 그 다음에 특히 군대 같은 건 굉장히 유리하죠. 이제 군사 지역이니까 민간인들이 못 들어오니까 이런 지역에서 군대들도 자체로 이제 땅 일궈서 콩도 심고 뭐 옥수수도 심고해서 엄청난 이제 새 땅 찾기가 진행됐습니다.
◀ 김관호 ▶
북한이 2020년도에 농장 법에서 새 땅 찾기 강조를 하고 있는데 떼기 논 비탈 밭 빈 땅 같은 것을 잘 정리해서 붙임 땅을 계속 늘려나가야 된다. 라고 강조를 하고 있고 또 농업 법에서도 농업지도기관과 농목장들에서 새 땅 찾기 운동을 계속 벌여서 더 많은 농업 토지를 얻어내야 한다고 법에서도 이렇게 강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북한에서의 새 땅 찾기는 진심이라고 받아들일 만큼 상당히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이렇게 새 땅을 찾아내면 북한 어떤 식량 문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 조충희 ▶
사실 이게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됩니다. 원래 경지로 등록되지 않은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 등록하기 전 삼 년 동안 이제 여기서 세금을 안 받거든요. 그냥 여기서 농사지으면 자기가 가질 수 있는 거예요. 새 땅을 찾아서 농사를 지으면 이게 국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곡물이 시장으로 나오는 거예요. 이렇게 나오는 곡식이 1년에 그래도 한 50만 톤 정도 60만 톤 정도 되지 않냐. 이렇게 되면 그다음에 여기에 콩이나 감자까지 더하면 사실 상당한 양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되면 북한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거죠.
◀ 김관호 ▶
특히 김정은 시기 들어와서 밀 보리 면적을 확대하라고 강조를 했어요. 그래서 2020년에 농진청의 자료를 보면 밀 보리 면적이 약 한 이만 톤 정도가 증가가 됐다. 그래서 위성사진으로 보니까 약 밀 보리 면적이 30퍼센트 증가를 했다. 그래서 새 땅 찾기 운동이 나름대로 북한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이렇게 북한 경제에도 상당히 기여한다는 새 땅 찾기 운동 북한 당국은 적극 선전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 3월 노동신문 기사입니다. 새 땅 찾기로 곡식 생산량을 늘린 사례를 소개하면서 관점만 바로 서면 새 땅 예비는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방송이 제작한 특집 프로그램인데요. 버려지다시피 한 땅을 찾아 농사를 지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농민들의 마음가짐을 강조합니다.
"새 땅 예비는 마음만 먹으면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일꾼들의 관점과 태도에 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렇게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 땅을 농지로 활용한 농민을 애국 농민이라고 칭송하면서 새 땅 찾기에 참여할 것을 독려합니다.
"땅을 허술히 여기는 것, 땅 타발(투정)을 하는 것을 농사꾼의 제일 큰 죄악으로 여겼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관점을 바꿔라 땅 탓 하지 마라 이렇게 이 말은 결국 농민한테 달려 있다는 거네요.
◀ 조충희 ▶
배부른 사람은 그냥 바위도 있고 나무도 있으니까 경치 좋다고 보는 이런 식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배고픈 사람들이 아글타글 하고 농사 진짜 한 포기라도 더 심어서 농사를 지어서 내가 먹고 살고 자식들도 살려야 되겠다는 이런 관점을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돌멩이 하나 쳐내도 그게 경지가 되고 토지가 농업 생산일 수 있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북한 식량난은 고질적인 문제잖아요. 이렇게 새 땅을 찾는다고 해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 김관호 ▶
그 새 땅이 아까 화면에도 보시면 상당히 농사를 짓기 척박한 땅이지 않습니까. 그럼 이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그 토지를 정리를 하고 또 지력이 약하면 지력 유기질 뿌리를 넣어서 지력을 향상시키고 또 농작물이 생육하는 데 필요한 수분 물을 제대로 공급해야 하는 관개 체계가 정비가 돼야 되고 그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정상적으로 작동이 돼야 새 땅을 찾아서 거기서 농업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차미연 앵커 ▶
농업과 식량 생산량을 위해서 정말 노력하는 북한 농민들 땅부터 찾을 정도로 진짜 절박한 건데요. 올해는 좀 나아질 수 있을까요?
◀ 김관호 ▶
올해 북한이 식량 문제를 잘 해결하기에는 좀 녹록치 않은 상황이죠. 이러한 북한의 부족한 식량 문제를 북한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세계식량기구라든지 국제기구하고 이런 식량 지원이라든지 농업기술 지원을 같이 병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조충희 ▶
새 땅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땅 관리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새 땅 찾기도 하면서 한쪽으로는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이런 대책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농사짓는 게 쉽지 않은데 땅까지 새로 찾아야 하는 북한 농민들 생각하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다음 시간에 농사철을 맞아 북한이 강조하는 특별한 운동 열두 바닥 파기 운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69752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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