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도, 건설업계도 최신 화두는 ‘탄소 줄이기’

김성훈 기자 2023. 4. 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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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어스온, “탄소중립회사로 거듭나겠다”
명성 SK어스온 사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3의 SK 전시관에서 ‘탄소 솔루션 제공자(Carbon Solution Provider)’ 전략을 설명해 놓은 탄소 포집·저장(CCS)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SK어스온 제공

최근 정유·석유화학업계와 건설업계에서 ‘탄소 줄이기’가 화두고 되고 있다. 철강업과 더불어 탄소배출이 많은 편에 속하던 업종들이 대대적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석유개발사업 전문 회사가 ‘탄소중립 기업’을 선언하고, 대형 건설사는 중소 레미콘 기업들이 친환경 시멘트를 사용할 수 있게 설비 지원에 나섰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사업 자회사 ‘SK어스온’의 명성 사장은 최근 SK이노베이션 자체 뉴스채널을 통해 “석유개발(Upstream)과 친환경(Green) 등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탄소중립 회사(Carbon Neutral Company)’로 거듭나겠다”며 “‘탄소 솔루션 제공자(Carbon Solution Provider)’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SK어스온은 탄소중립 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원유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땅속에 영구 저장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미 중국 17/03 광구에는 발전기 배가가스의 폐열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설계를 반영했고,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을 30%가량 줄일 방침이다.

특히 SK어스온은 기존 석유개발 중심 사업구조를 친환경 영역으로 확장, 탄소 포집·저장(CCS) 전문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30년 200만t 규모의 저장소를 확보, SK그룹 및 국내외 다른 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까지 처리하고 2050년 한국의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이끌겠다는 게 목표다.

명 사장은 “CCS 저장소를 탐사하고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술역량은 석유개발 사업에 적용되는 지하구조 평가기술과 같다”며 “탄소 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는 회사답게 명실상부한 탄소 솔루션 제공자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원료 기반 코오롱인더스트리 석유수지 3종 제품. 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코오롱인더, 친환경 원료 기반 석유수지 제품으로 탄소저감 국제 인증

화학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친환경 원료 기반의 석유수지 3개 제품이 최근 국내 업계 최초로 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 Carbon Certification) PLUS 인증을 받았다. ISCC PLUS 인증은 탄소저감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 국제 공인 지표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친환경 원료 및 소재를 사용했을 때 부여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인증 받은 제품은 C5 석유수지, C9 석유수지, 수소첨가 석유수지 등 3가지다. 바이오 나프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나프타 등을 원료로 만들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울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석유수지 전 제품에 해당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올해 전남 여수공장과 충남 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석유수지 제품의 ISCC PLUS 인증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석유수지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박준효 사업5본부장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나프타를 친환경 원료로 대체하면서 고객사에 지속가능한 석유수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국내 1위 석유수지 생산업체로서 석유화학 소재 차별화를 통해 ‘2040 넷제로(Net Zero)’ 달성과 순환경제 가치사슬 구축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탄소 저감 특수 페인트를 생산하는 벤처기업 이유씨엔씨와 투자계약을 맺었다. 에쓰오일 제공

에쓰오일, 탄소 저감 특수 페인트 기업에 투자

에쓰오일은 최근 탄소 저감 특수 페인트 생산 기술을 보유한 벤처 회사 이유씨엔씨(EU CNC)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유씨엔씨는 특수한 첨가제를 개발해 단열과 차열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친환경 수성페인트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환경부 녹색 기술 인증과 조달청 혁신제품 자격을 취득한 바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건물에는 리모델링을 통한 에너지 효율 향상, 신축 건물은 친환경 혁신 제품 적용을 통한 에너지 사용량 절감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 인증을 받은 이유씨엔씨의 에너지 절감형 수성 페인트가 게임 체인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에쓰오일은 또 자체적으로 탄소 저감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탄소 저감 관련 사업,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투자하고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 연료전지, 플라스틱 재활용, 바이오매스 원료 기반 친환경 제품 개발 등 분야에도 진출해 지속해서 성장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일반 시멘트와 포스코그룹 친환경 시멘트인 포스멘트의 제조 공정 비교 개념도. 포스코이앤씨 제공

포스코이앤씨, 친환경 시멘트 ‘포스멘트’ 확대 나서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30일 삼우·㈜ 수성 등 6개 중소레미콘사와 친환경 시멘트인 ‘포스멘트(PosMent)’ 사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스멘트는 포스코그룹이 자체 개발한 친환경 시멘트다. 철강 생산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고로슬래그를 석회석 대신 시멘트 제조에 사용한다.

포스코이앤씨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들 6개 사에 친환경 시멘트 사용 확대를 위해 사일로(시멘트 등 고체 벌크 화물의 저장고) 설비를 1기(150∼200t)씩 지원하고, 레미콘사들은 포스멘트 등 친환경 시멘트가 배합된 레미콘을 생산하게 된다.

포스멘트는 원료(석회)를 굽는 과정이 필요없는 고로슬래그를 58%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자극제 2%를 더해 일반 시멘트보다 최대 60%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포스코이앤씨는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사일로 지원을 통해 에코(Eco)와 챌린지(Challenge)를 추구하는 회사의 가치를 실현하고, 친환경 시멘트가 건설업계 전반에 쓰일 수 있도록 우수한 중소협력사들과 협업하겠다”고 말했다.

김병권(오른쪽) SK에코플랜트 에코랩센터 대표와 박광빈 엔츠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SK에코플랜트 본사에서 ‘탄소배출량 진단 및 감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 탄소배출 관리 솔루션 서비스 고도화 나서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28일 탄소회계 솔루션 개발 기업인 ‘엔츠’와 탄소배출량 진단·감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탄소회계는 사업으로 발생한 모든 탄소 배출량과 감축량을 기록해 데이터로 변환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탄소회계 솔루션은 그간 손으로 써서 관리해온 각종 환경 데이터를 자동으로 측정해 리포팅 작성, 감축 계획 수립까지 해결해 주는 ‘원스톱 솔루션’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엔츠가 보유한 탄소회계 기반 탄소배출 관리 솔루션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로드맵 설정, 이행방안별 비용 분석, 실적 관리 등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외부의 우수한 탄소감축 솔루션을 발굴해 플랫폼에 등록하고 중개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시나리오별 탄소 감축 예상치를 사전에 확인해 직접 해결 방안을 선택, 관리할 수 있는 종합솔루션 기능도 제작한다. 탄소배출권 거래 서비스도 확장할 방침이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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