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으로 극복하기 어려워…톱골퍼도 쩔쩔 매는 경기 감각 [임정우의 스리 퍼트]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입력 2023. 4. 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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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앞둔 선수들의 공통된 고민
시즌 초반 떨어진 경기 감각 문제
공백 길면 톱골퍼도 어려움 겪어
개막전부터 기량 발휘하기 위해
훈련 기간 줄이고 해외 대회 출전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 조아연을 포함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선수 10명이 출전했다. [사진 제공=KLPGA]
연습만으로 채울 수 없는 틈이 있다. ‘경기 감각’이다. 매년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에 나서는 선수들이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선수들은 11월 KLPGA 투어와 KPGA 코리안투어 최종전이 끝난 뒤 각자의 방법으로 겨울을 보낸다. “경기 감각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고 시즌 초반에 말하는 선수들도 대부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다. 겨울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다음 시즌 성적이 결정되는 만큼 몇몇 선수들은 프로 골퍼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연습장에서 보낸다.

매년 전지훈련을 마친 선수들의 만족도는 상당하다.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한 단계 발전시킨 만큼 다가올 새시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걱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떨어진 경기 감각을 어떻게 끌어올릴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는 건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의 그린 스피드와 페어웨이 잔디 상태 등이 달라서다. 전지훈련을 하는 골프장의 경우 아마추어 골퍼들을 받는 게 우선인 만큼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처럼 그린을 단단하고 빠르게 만들기 어렵다.

KLPGA 투어의 한 선수는 “1년 중 연습을 가장 열심히 할 때가 전지훈련 기간이다. 그러나 개막전을 포함해 시즌 초반에는 준비한 만큼 샷과 퍼트가 안 된다”며 “5년 넘게 KLPGA 투어를 누비고 있는 데 같은 생각을 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차이는 골프장인 것 같다. 그린 스피드와 잔디 상태 등이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과 다르기 때문에 연습만으로 경기 감각을 완벽하게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KPGA 코리안투어 개막에 앞서 아시안투어 대회에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문경준. [사진 제공=KPGA]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들은 어떨까. 한국과 다르게 휴식기가 짧은 만큼 새시즌을 시작할 때 경기 감각을 걱정하는 PGA 투어와 LPGA 투어 선수들이 적다고 알려져있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처럼 톱골퍼들도 몇 개월 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할 때 떨어진 경기 감각에 발목을 잡히기도 한다. PGA 투어와 LPGA 투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한 스윙코치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오랜 만에 나간 라운드에서 고생하는 것처럼 톱골퍼들도 공백의 기간이 길면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미국에서는 선수들이 프로 대회가 열리는 TPC 골프장에서 연습하지만 어려움을 겪는다. 대회 특유의 긴장감과 분위기 등이 경기력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 감각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선수들은 전지 훈련 기간에 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이 그런 대회였다. 이 대회에 출전한 한 한국 선수는 “훈련의 효과를 점검하고 지난 시즌 좋았던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 나갔다”며 “KLPGA 투어 개막에 앞서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것과 나가지 않는 것에 대한 차이가 상당하다. 초반 분위기가 한 시즌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앞으로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 훈련 기간을 줄이고 대회에 출전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선수들도 있다. 아시안투어와 KPGA 코리안투어 출전권을 갖고 있는 선수들은 2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태국 등을 오가며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박상현(40)과 문경준(41), 김비오(33)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골프매니지먼트 한 관계자는 “아시안투어 대회 수가 많아지면서 한국 남자 선수들은 대회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 선수들의 경우 코리안투어 초반 일정부터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한 KPGA 코리안투어 선수는 “경기 감각과 관련해서는 대회를 치르는 것 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며 “올 시즌 초반 어떤 선수들이 우승 경쟁을 펼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유일의 골프선수 출신 스포츠 기자인 임정우 기자는 ‘임정우의 스리 퍼트’를 통해 선수들이 필드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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