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 나흘 만에 꼬리 내렸다…이제는 이 사태에 대해 책임질 차례

강동훈 2023. 4. 1. 0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역풍 나흘 만에 꼬리를 내렸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며 "사면 대상자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다.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됐던 48명도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골닷컴] 강동훈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역풍 나흘 만에 꼬리를 내렸다.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연루된 48명을 포함해 총 100명에 달하는 징계 중인 축구인을 기습 사면해 거센 비난을 받자 결국 전면 철회했다. 그야말로 '희대의 촌극'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최근 의결했던 징계 축구인 사면 조치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 승부조작 가담자 48명을 포함해 총 100명에 달하는 징계 축구인 사면은 전면 취소됐다.

대한축구협회 이사회는 "승부조작과 같은 중대 범죄 행위에 대한 징계를 다룰 때는 더 깊이 고민하고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어야 했는데, 생각이 짧았으며 경각심도 부족했다. 잘못된 결정으로 축구인, 팬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며 "오랜 기간 징계로 그에 상응한 죄값을 어느 정도 치렀다고 생각해 사면을 의결했지만, 이는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앞으로도 승부조작이나 폭력, 불법금품수수 등 위법 행위는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며 "사면 대상자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고 있던 전현직 선수와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다. 대상자 중에는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제명됐던 48명도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사면 발표와 함께 축구계는 발칵 뒤집히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2011년 프로축구 K리그를 위기에 빠뜨린 승부조작 가담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을 두고 납득할 수 없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왔다. 특히 말같지도 않은 억지스러운 이유로 사면 조치를 내렸다며 비판의 강도는 강했다. 실제 팬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공분을 참지 못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역풍이 불자 사흘 만에 다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재심의에 나서면서 결정을 철회하는 촌극을 빚었다.

문제는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으면서 민심을 성나게 만들어 놓고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사람이 없는 것은 물론, 달랑 사과문 하나로 마무리 지었다는 데에 있다. 여기다 왜 14년 만에 갑작스럽게 사면을 단행했는지, 또 승부조작에 연루된 48명을 제외한 나머지 52명은 어떤 이유로 징계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밝히지도 않았다. 실제 대한축구협회 이사들은 뒤로 숨기 바빴고, 공식 입장문에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결국 이번 사태로 대한축구협회는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고, 바닥 밑까지 추락했다. 특히 축구인들이 포함된 이사회에서 나온 결정이었던 만큼 팬들로서는 큰 실망감과 분노감을 느끼고 있다. 그나마 이사회 직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취재진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한 후 고개를 숙였지만, 변명 섞인 말만 늘어놨을 뿐이다. 특히 따로 질의응답 시간을 일절 갖지도 않으면서 소통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는 한창 대중의 뜨거운 관심 속에 흥행하고 있는 한국 축구에 찬물을 제대로 끼얹은 것은 물론, 절망의 나락으로 빠뜨릴 뻔했다. 단순히 입장문 하나로 끝낼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 이대로 넘어간다면 상처받은 팬들과 축구인들을 기만하는 일이다.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고자 한다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