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화가 났던 이우석이 PO 임하는 자세, 신인 시절처럼

이재범 2023. 4. 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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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지금 당장은 정규리그 중반처럼 팀의 주가 되어서 공격을 할 수 없겠지만, 신인 시절로 돌아가서 궂은일부터 팀에 도움이 최대한 되는 마음가짐을 갖겠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함지훈과 장재석, 이우석의 부상 여파에도 6라운드에서 시즌 팀 최다인 7연승을 달리는 등 34승 20패를 기록해 4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34승은 역대 정규리그 4위 중 최다 승수 동률 기록(2009~2010시즌 LG)이다.

현대모비스는 2020~2021시즌에는 32승 22패를 기록하고도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전주 KCC는2004~2004시즌 34승 20패로 2위에 이름을 새겼다.

그만큼 많은 승수를 거두고도 4위에 머문 현대모비스는 상대전적 1승 5패로 열세인 고양 캐롯과 6강 플레이오프를 갖는다.

그나마 다행인 건 부상 중이었던 선수들이 모두 정규리그 막판 복귀한 점이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이우석의 가세로 서명진,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와 함께 가드진 운영에 여유를 갖게 되었다.

지난달 29일 창원 LG와 맞대결을 앞두고 이우석을 만났다.

이우석은 지난달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서울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다. 당시 복귀하기 힘들 것처럼 말했던 이우석은 “내 발목이 내가 못 믿는 상태였다. 돌파도 못했기에 통증이 있고, 언제 나을지 모르고 마음도 조급했다”며 “되게 안 좋아서 (플레이오프 때) 복귀를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다. 아프기도 하고, 병원에서도 확실하게 이야기를 해준 건 아니었다. 그 당시에는 그랬다”고 부상에서 복귀하는 과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우석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아파도 자신감을 가지고 훈련을 해보자고 하니까 통증이 무뎌졌다. (체육관 관중석) 위를 15분 정도 뛰니까 통증이 줄어서 할 수 있는 운동이 늘어 조금씩 진도를 뺐고, 매일 일찍 나와서 워밍업을 더 많이 하고, 복귀를 했다.

솔직하게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감독님 말씀처럼 밸런스도 맞지 않고 경기를 뛰게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경기)감각이라는 게 있다. 나와 함지훈 형, 장재석 형이 없을 때도 워낙 분위기가 좋기에 내가 나가서 뭔가를 보여줄 생각은 전혀 없고, 우리 팀 선수들에게 피해만 주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분위기를 흐리지 말고 나 때문에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뛰겠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고 도울 수 있는 걸 도우려고 한다. 플레이오프 때도 내 몸이 더 좋아졌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될지 한치 앞도 모른다. 지금은 플레이오프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주가 되는 것보다 동료에게 도움이 되자고 한다. 신인 시절처럼 리바운드를 잡고, (속공을) 뛰어주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서명진은 지난달 24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에서 승리한 뒤 “이우석이 부상으로 나간 뒤 아바리엔토스와 나의 출전시간이 늘었다. 우석이에게 힘들다고 빨리 오라고 한다”며 “복귀를 준비하는 우석이는 팀이 너무 잘 되니까 빠져 있으면 안 되냐고 농담을 한다.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어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우석은 서명진이 했던 말을 전하자 “내가 들어가면 지금보다 더 잘할 자신이 없다고 했다(웃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한 경기 뛰고 부상을 당하고, 이번 시즌도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해서 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다”며 “몸 관리를 한다고 했는데 부상이 나도 모르게 찾아왔다. 낙담했는데 그래서 플레이오프를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컸고, 여기서 쉬고 쉬지 않았다. 몸을 끌어올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복귀를 하게 되었으니까 이것만으로도 나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답답해 죽겠다”고 복잡한 심정을 전했다.

이우석이 부상으로 빠져 있을 때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마음이 더 불편했을 것이다.

이우석은 “(팀 성적이 좋아서) 더 고맙고, 재활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유재학) 총감독님 은퇴식 때는 경기(vs. KGC인삼공사)가 재미있었다. 경기를 안 뛰고 있어서 밖에서 열심히 응원을 했는데 가슴 한편에서는 아쉽더라”며 “경기를 뛰고 싶고, 응원을 받고 싶었다.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가 유력한 신인왕 후보였고, 실제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우석은 지난 시즌 신인왕 수상자다.

이우석은 “(아바리엔토스와) 처음 운동을 했을 때부터 기량이 뛰어나서 범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감독님, 코치님도 처음 왔을 때부터 보고 배울 게 많으니까 하는 걸 보고 배우라고 하셨다. 처음부터 그 이야기를 하셨고, 경기를 뛸수록 그런 걸 느꼈다”며 “서로 잘 맞으니까, 아는 게 늘어서 더 재미있게 경기를 뛸 수 있었다. 지금은 좋은 동료가 되어서 다른 팀을 안 가고 계속 현대모비스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바리엔토스를 치켜세웠다.

현대모비스는 2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캐롯과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갖는다.

이우석은 “지금보다 더 좋은 몸 상태였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 재활 치료를 더 열심히 할 거다”며 “지금 당장은 정규리그 중반처럼 팀의 주가 되어서 공격을 할 수 없겠지만, 신인 시절로 돌아가서 궂은일부터 팀에 도움이 최대한 되는 마음가짐을 갖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정을호,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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