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주세요” 비명…식물도 스트레스 받으면 소리 지른다

이시내 2023. 4. 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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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힘들 때 소리를 지른다는 '귀 기울일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진이 식물이 내는 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인간은 듣지 못하지만 나방 같은 곤충, 생쥐 등 작은 포유류는 식물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이를 역으로 활용해 소리만으로 온실 속 식물들을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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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소리를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텔아비브대학교

식물도 힘들 때 소리를 지른다는 ‘귀 기울일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진이 식물이 내는 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연구를 이끈 릴라크 하다니 교수는 식물이 내는 소리가 ‘딸깍’하는 소리나 포장용 에어캡(일명 뽁뽁이)이 터지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을 통해 발표됐다.

연구진은 식물이 실제 소리를 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음 처리된 음향 상자를 준비했다. 이 상자 안에 토마토와 담배 모종이 담긴 화분을 넣고 20~250㎑(킬로헤르츠)의 고주파를 녹음할 수 있는 초음파 마이크를 설치했다. 연구진은 일부 식물에는 5일간 물을 주지 않거나 줄기를 잘라 온전한 식물과 비교했다. 

실험 결과 식물은 40~80㎑의 고주파 소리를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최대 주파수인 16㎑를 넘은 고음역대에 있다. 인간은 듣지 못하지만 나방 같은 곤충, 생쥐 등 작은 포유류는 식물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식물은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소리를 더 자주 냈다. 일반적인 상태의 식물이 1시간에 1회 정도의 소리를 내는데 비해 수분이 부족하거나 줄기가 잘린 식물은 1시간에 최대 50차례 소리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식물이 내는 소리가 식물의 종류나,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토마토와 담배가 내는 소리가 다르고, 물이 부족할 때 내는 소리와 줄기가 잘려나간 식물이 내는 소리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를 역으로 활용해 소리만으로 온실 속 식물들을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하다니 교수는 “소리를 감지해 물을 주는 센서가 있다면 효율적인 작물관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농업분야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식물이 어떤 원리로 소리를 내는지는 정확히 규명되진 않았다. 연구진은 탈수된 식물 줄기의 물기둥이 분해돼 기포를 생성하는 공동현상에 따라 소리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하다니 교수는 “식물이 다른 생물체와 소통하기 위해 소리를 내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가 생태학이나 진화학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며 “다른 동식물은 이 소리를 듣고 반응하도록 진화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의 마크 홀더리드 감각생물학 교수도 “식물이 자신의 스트레스 수준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낸다는 것은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의도적인 의사소통이라기보다는 생리적 현상의 부산물인 것으로 보이지만 주변 유기체가 그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식물에서 청각기관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여러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는 것만은 확실한 만큼 식물에도 초음파를 탐지하는 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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