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라기]보험실효중 걸린 암…보험사에 알려야 할까

김희정 입력 2023. 4. 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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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입니다.

보험 실효 이후 병에 걸리거나 사고가 났다면 계약 부활시 이를 보험사에 알려야 할까요.

실효일로부터 최대 3년 이내에 밀린 보험료 및 연체이자를 보험사에 납부하면 기존과 동일한 계약 내용으로 보험을 살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실효기간중이라면 보험이 부활하더라도 보장해주지 않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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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실효 기간중 질병·사고는 보장 안돼
보험부활시 '계약 전 알릴 의무' 준수해야
/그래픽=비즈워치

#. 경기 악화로 지난해 회사에서 해고된 A씨는 최근 암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이었다. 2년 넘게 들었던 암보험의 보험료를 두달간 내지 못해 보험이 실효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A씨는 실효일로부터 최대 3년 이내에 밀린 보험료를 다 내면 보험을 부활시킬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담당설계사에게 연락을 하려던 찰나 A씨는 살짝 멈칫했다. 실효기간 동안 암에 걸린 사실을 알려야 하는지 고민이 됐기 때문이다.

산 넘어 산입니다. 코로나19라는 장애물을 넘으니 글로벌 경기침체·불확실성 우려가 커지며 가계경제 어려움이 한층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보험계약 해지에 대해 고민하는 금융소비자가 늘게 마련이죠. 보험료를 내지 못해 실효되는 보험도 당연히 많을 테고요.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하면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끊기 쉬운 보험에 눈길이 가게 되니까요.

보험해지나 실효 전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는 가장 좋겠죠. ▷관련기사 : [보푸라기]'보험 깨버릴까?'…그 전에 생각해 볼 방법들(2022년 11월26일)

하지만 A씨의 사례처럼 인생이 그렇게 '교과서'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보험 실효 이후 병에 걸리거나 사고가 났다면 계약 부활시 이를 보험사에 알려야 할까요. 망설이는 분들도 적지 않을 거예요.

최대 3달 이상의 보험료 미납으로 계약이 실효된 뒤 해지 수순을 밟을 경우 예외없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하면, 보험료가 크게 오르거나 가입 자체가 안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보호를 위해 해지 전 보험계약의 부활을 인정하고 있어요. 실효일로부터 최대 3년 이내에 밀린 보험료 및 연체이자를 보험사에 납부하면 기존과 동일한 계약 내용으로 보험을 살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아, 물론 중간에 해지환급금을 받지 않았다는 조건도 붙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말처럼 쉽지 않은가 봐요. 보험계약자의 요청을 보험사가 승낙해야 보험 부활 효과가 발생하는데요.

이때 새로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와 마찬가지로 '계약 전 알릴 의무'가 적용된다고 해요. 보험사는 인수심사 기준에 따라 부활 청구를 승낙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요. ▷관련기사 : [보푸라기]보험가입 전 세 가지 의무 꼭 지키자!(2021년 7월 24일)

/그래픽=비즈워치

'밀린 보험료를 다 내 보험계약을 정상으로 되돌려 놨으니 A씨도 암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보험업계는 "보장받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사고 발생 날짜 또는 질병 진단 날짜가 중요한데요. 이 날짜가 보험계약이 실효된 날짜보다 먼저 일어났다면 보장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실효기간중이라면 보험이 부활하더라도 보장해주지 않는대요. 관련 판례도 있고요. 약관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랍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그렇지 않으면, 보험을 실효시켰다가 보험금 받을 일이 발생했을 때만 부활시키는 블랙컨슈머(악덕 소비자)들이 판을 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몇년간 꼬박 부은 보험을 고작 두세 달 보험료를 못 냈다는 이유로 보장받지 못하게 되는 억울함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보험사들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죠.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어요. 보장은 못 받게 될지언정 실효기간중 발생한 질병이나 사고 때문에 보험계약 부활이 거절되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 계약 부활을 신청할 때 원하지 않는 보장은 연체 보험료와 이자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요. 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자 선택에 따라 보험계약 일부만 부활시켜 밀린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하네요.

[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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