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기에도 나스닥은 1분기 14.8% 올랐다 [뉴욕마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1% 이상 상승하면서 3월의 마지막날을 마무리했다. 지수는 은행위기로 인해 한달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지만 S&P 지수는 1분기에 5.5% 올랐고, 나스닥은 무려 14.8%나 상승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시대를 기대한 빅테크의 랠리였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DJIA)는 전일보다 415.12포인트(1.26%) 오른 33,274.15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44%(58.48포인트) 상승한 4109.31로 마무리됐다. 나스닥 지수는 1.74%(208.44포인트) 뛰어오른 12,221.91에 마쳤다.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이면서 이달의 마지막날인 이날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핵심지표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보다 0.3%, 전년보다 4.6% 상승해 각각 예상치보다 0.1%p 낮은 수준을 보였다. 결과치가 예상보다 낮다는 것은 연준의 긴축효과로 인플레가 잦아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절대치가 지난해에 비해 4.6%나 높아 연준의 기대치에는 못미치고 있다. 인플레 저하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위기가 잦아들었지만 5월 초로 예비된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추가로 높이기에는 다소 애매한 환경인 것이다. 금리를 올리자니 지방은행 위기와 같은 경제 후폭풍이 우려되고, 동결을 하자니 기대심리를 자극해 인플레를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은 2020년 이후 최고의 분기를 향하고 있다. 나스닥 100은 1분기에만 18.5% 급등해 2020년 2분기 이후 최고기록을 썼다.
은행이 위기를 겪자 자금은 채권시장 특히 펀드로 몰리고 있다. 지난주에 찰스슈왑(Schwab) 5-10년 회사채 ETF(SCHI)와 아이셰어(iShares) 7-10년 Treasury Bond ETF(IEF)가 약 38억 달러를 끌어모았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가장 큰 연준의 관심사"라며 "인플레를 낮추기 위해 긴축 통화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최근 은행 시스템의 문제 때문에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신용 조건의 미래와 고용,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하는데 연준이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앤드류 가스웨이트는 "은행주 하락에 힘입어 지난 한 달 간 반도체 관련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항상 과매수 이후 3~9개월간 주가는 기대감을 밑돌아 지수보다 더 빠졌다"고 지적했다.
가스웨이트는 챗GPT 열풍을 타고 반도체주가 수익성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오히려 지금은 매도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반등이 강력할 수록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가격이 지난 20020년 이후 최고의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안전자산 선호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온스당 163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금값은 3월 말 1986.7달러까지 상승해 20% 이상 급등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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