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더 하네…펑크난 세금 100조, 체납 최다는 ‘이 동네’
잘사는 동네 강남이 체납액 1위
31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청 세수는 384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4.9% 증가했다. 2021년 기업 실적이 개선된데다 소비도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작년 세수중 법인세가 전년보다 47.1% 늘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세목별 비중은 소득세가 128조 7000억원(33.5%)로 가장 컸다. 법인세는 103조6000억원(27.0%), 부가세는 81조6000억원(21.2%)으로 조사됐다. 상속·증여세는 14조6000억원, 종합부동산세는 6조8000억원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부터 경기 위축이 본격화되며 기업 실적이 추락하고 있어 올해 세수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전국 133개 세무서 중 세수 1위를 차지한 남대문세무서는 20조 1302억원을 거뒀다. 이중 법인세만 12조원으로 전체의 60% 수준이다. 2021년 법인세수가 10조8000억원이었는데 1조원 넘게 늘었다. 주요 은행과 기업들의 본점이 몰려있는 남대문세무서 특성상 이들 실적에 따른 법인세수가 전체 세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요 시중은행 중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농협 등이 모두 남대문세무서 관할이다. 2021년 신한은행은 2조4944억원, 하나은행은 2조5704억원 등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국세청에 납부한 법인세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도 4대은행은 예대마진으로만 9조원을 벌어들일 정도여서 올해도 법인세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1.78%포인트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2월말 기준 잔액기준으로도 예대금리차는 2.6%포인트에 달한다. 예대금리차는 고스란히 은행 순익으로 이어진다.
2021년 세수 1위였던 부산 수영세무서는 14조 9212억원을 거두며 3위로 밀렸다. 수영세무서는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를 관할하고 있어 증권거래세 비중이 크다. 지난해 전체 증권거래세 6조 3000억원 중 수영세무서가 거둔 규모가 5조 8000억원으로 비중이 90%가 넘는다. 2021년 수영세무서가 거둔 증권거래세수가 9조 8000억원이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세수가 반토막이 난 것이다. 주식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세수도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들 서울 남대문, 영등포, 부산 수영세무서는 전국 세수 순위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경쟁하는 전통의 ‘부자 세무서’들이다. 남대문세무서가 세수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증시가 호조를 보였던 2020~2021년에 급증한 증권거래세 덕분에 부산 수영세무서가 1위를 꿰찼다가 증시 부진과 함께 이번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최근 10년간 꾸준히 전국 세수 ‘톱5’에 이름을 올렸던 울산세무서는 지방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지난해에는 서울 삼성세무서와 서초세무서가 5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전국에서 세수가 가장 적은 세무서는 경북 영덕세무서로 지난해 1195억원을 걷는 데 그쳤다.
한편 국세청이 못받아낸 세금은 100조원을 돌파했다. 작년말 기준 국세 체납액은 102조5000억원이다. 2021년 99조9000억원에서 1년만에 2조6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특히 86조 9000억원(84.8%)은 체납자에게 재산이 없거나 체납자가 행방불명된 경우인 ‘정리보류 체납액’으로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금액이다.
전국에서 체납액이 가장 많은 ‘불명예’는 서울 강남세무서가 안았다. 지난해 체납액이 2조 3042억원에 달하며 1위를 기록했다. 두번째로 많은 경기 용인세무서(2조2806억원)를 제외하면 삼성세무서(2조2565억원), 서초세무서(2조2386억원), 역삼세무서(2조2286억원) 등 모두 강남지역 세무서들이다. 강남 4개지역이 전체 체납액의 10%를 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이들 강남 지역 세무서들은 세수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주요 대기업과 고소득 자산가들이 많다는 점에서 국세청이 체납액 징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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