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벽제갈비가 제주흑우에 공들이는 이유는?
재래소 부가가치 향상기술 개발과제 수행
제주흑우 시식회...한우와 다른 특유의 맛
이름만 들어도 침이 고이는 소고기가 부위별로 정렬돼 있다. 진한 선홍빛이 감도는 것이 기막히게 숙성돼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평소 즐기던 한우와 뭔가 좀 다르다. 자세히 보니 근내지방 이른바 ‘마블링’이 한우에 비해 적은 것이 눈에 확 띈다. 바로 제주흑우였다.
이날 테이블 위에 제주흑우가 오른 건 재래소 살리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전문가 시식회가 열린 때문이다. 시식 행사가 진행된 곳은 한우 전문 외식업체인 벽제갈비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한우 레스토랑 ‘벽제더청담’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서울대, 중앙대는 벽제갈비와 함께 칡소와 제주흑우 등 재래소 부가가치 향상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2021년부터 5년간 예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구에서 제주흑우에 대한 시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황우(누렁소)와 함께 흑우, 칡소 등이 한반도에 공존했다. 그러던 것이 일제가 1938년 한반도에서 황우를 조선우의 표준으로 정한 것이 해방 후에도 유지되면서 우리 땅에서는 황우만 한우인 것으로 여겨지게 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제주흑우가 진상품으로 공출된 기록이 나오기도 한다.
제주도가 1993년부터 흑우 보존과 증식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현재 제주도에는 제주흑우 375두가 자라고 있다. 한우와 교배한 제주흑한우까지 하면 1000두가 넘는다.
감칠맛 덜하지만 소고기 본연의 담백한 맛 일품
농진청과 서울대, 중앙대, 벽제갈비가 손을 잡고 제주흑우와 칡소 등 재래소 살리기 프로젝트에 나선 이유는 소비 수요 다양화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소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의 기호가 마블링 일변도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태현 벽제갈비 부회장은 “제주흑우를 비롯한 우리 재래소는 마블링이 적은 반면 각 품종의 특유한 맛과 매력이 존재한다”며 “우리 고유의 유전자원을 지키면서 그 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시식한 제주흑우는 벽제갈비 소속 전문 셰프들이 45일간 습식숙성(Wet Aging)을 했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더 다양한 실증이 필요하겠지만 지금까지 시식한 결과를 종합하면 제주흑우는 한우에 비해 마블링이 적은 만큼 오랜 기간 진행되는 건식숙성(Dry Aging)을 하면 풍미가 더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습식숙성은 진공포장한 고기를 일정 온도에서 냉장으로 숙성하는 방법으로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다. 이에 비해 건식숙성은 일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면서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로 건조하듯 자연숙성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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